전복죽 하루 4, 5그릇… 두달하니 5kg 쏙 ‘이영돈 다이어트’죠
“미맹인데 이 프로그램을 맡으니까 처음엔 참… 그렇더라고요.” 심봉사가 눈을 떴다던가. 24일 밤 만난 이 PD는 “계속 먹다보니 이 맛과 저 맛의 다른 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간증’했다.
지난달 15일 방영된 전복죽 편을 위한 취재는 그의 혀는 일으켜 세우되, 그의 살은 앗아갔다. “취재는 8주간 진행됐습니다. 많을 땐 하루에 전복죽만 4, 5그릇씩 먹었죠. 몇 주를 죽으로만 연명하다보니 감사하게도 살이 쭉쭉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두 달 만에 5kg이 빠져나갔다. 이 PD는 그러나 ‘전복죽 황제 다이어트’를 권장하고 싶지 않아보였다.
서울의 제작팀 사무실에서는 미세한 액션이 펼쳐졌다. 전복의 DNA 검사를 기관에 의뢰하기 위한 시료 확보 작전은 눈물겨웠다. 진득한 전복죽에 섞인 미세한 전복 알갱이를 골라내는 데는 핀셋이 동원됐다. 10그릇에서 전복을 채취하는 데 4∼5시간이 걸렸다.
결국 전복의 세계에서 성공적으로 구원된 이 PD는 요즘 또 다른 맛의 수렁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아직 정확히 그것이 뭔지는 밝힐 수 없습니다. 패스트푸드라는 것까지만 알려드리죠. 전복죽만 먹을 때는 ‘만날 이 밍밍한 것만 먹어야 돼?’ 하며 툴툴댔는데… 한식이란 역시 우수한 것이더군요. 이 새로운 아이템, 그러니까 패스트푸드의 일종은 ‘황제 다이어트’로 절 2kg 찌게 했습니다. 단 4일만에요. 너무 느끼해서 간식으로 김치찌개를 먹었던 게 화를 더 키운 것 같습니다. 이것이 뭔지는 아직 밝힐 수 없습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