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저건은 진짜 총이 아니다. 5만 V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선에 달린 침 2개를 동시에 발사한다. 맞으면 바로 5초 동안 기절한다. 제압용인 셈이다. 침은 두께 5cm의 직물을 관통할 정도로 파괴력이 만만찮다. 발사체는 길이 15.3cm, 높이 8.2cm, 폭 3.3cm에 무게는 175g가량으로 유효 사거리는 5∼7m. 1정 가격은 120만 원. 경찰지구대마다 4정씩, 파출소엔 3정씩, 경찰서 형사계엔 팀마다 2정씩 모두 8190대를 비치해 놓고 있다.
▷테이저건이 안전한 건 아니다. 2010년 5월 인천 부평 주택가에서 한 남성이 심하게 술주정을 부렸다. 만취한 이 남성은 집 앞 골목길에서 “마누라를 당장 찾아오라”며 칼을 들고 있었다. 출동한 경찰은 1시간 동안 대치하다 테이저건을 쐈다. 총에 맞은 이 남성은 쓰러지면서 자신이 들고 있던 칼에 옆구리를 찔렸다. 병원으로 급히 이송했지만 숨졌다. 2007년 7월 경기 평택의 쌍용자동차 시위 진압 때도 테이저건을 쏴 노조원이 뺨에 관통상을 입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최영해 논설위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