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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기타]“두려움을 이기려면 먼저 자신을 살펴라”

입력 | 2013-04-27 03:00:00

“중도란 자기 견해를 하나씩 버리는 것”
◇오늘도 두려움 없이/틱낫한 지음·진우기 옮김/224쪽·1만2000원/김영사
◇중도란 무엇인가/틱낫한 지음·유중 옮김/160쪽·1만2000원/사군자




“괴로움도 그 원인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 그 원인들이 없어지면 괴로움도 사라진다. 더이상 미혹에 빠지지 않는다.” (‘중도란 무엇인가’ 중)

널리 알려진 수행자이자 명상가인 틱낫한 스님(88·그림)의 방한을 앞두고 저서 두 권이 나란히 출간됐다. 하나는 두려움을 다스리는 법이고, 다른 하나는 ‘중도’를 주제로 다뤘다. 두 책은 모두 마음을 다스리는 법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닮았다.

‘오늘도 두려움 없이’에서 스님은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금 내가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두려움이 어디서 왔는지 깊이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책은 일상 속 외로움을 비롯해 가장 근원적인 두려움이라고 할 수 있는 죽음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아흔을 바라보고 있는 노승은 “우리가 ‘육신보다 더 큰 존재’라는 궁극적인 차원의 이해를 하면 두려움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한다. 여백이 많고 구성이 보기 편하게 돼 있어 가볍게 휴식을 취하면서 읽기 좋다. 책 중간 중간 ‘내면의 아이와 대화하기’ ‘조상 받아들이기’ ‘지금 이 순간 속에 호흡하기’처럼 호흡과 명상 등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해 볼 수 있는 불교식 수행법이 소개돼 있다.

‘오늘도…’가 대중서에 가깝다면 ‘중도란 무엇인가’는 중도의 의미를 불교적으로 해석한 철학서에 가깝다. 책은 중도가 극단적인 견해와 이분법적인 사고를 피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도에 대해 무소유와 비교한 구절이 눈에 띈다. 스님은 “무소유가 자신이 소유한 것을 하나씩 버리는 것이라면 중도는 자신의 견해를 하나씩 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번역투 문장이 많고 책 전반적으로 불교철학에 대한 지식이 없으면 조금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잘못된 견해도 시각을 달리하면 옳은 견해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은 극단적 주장이 난무하며 소통이 어려운 현대사회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진다.

베트남 출신의 평화운동가이자 시인이기도 한 틱낫한 스님은 1980년대 초 베트남 정부의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한 후 현재 보르도 지방에서 수행공동체 ‘플럼 빌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이곳에서 마음의 평화에 이르는 수행법을 전파하고 있다. 5월 1일부터 보름간 10년 만에 한국을 찾아 명상수행과 대중강연을 열 예정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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