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군에 ‘말 무덤 공원’이 생겼다. 달리는 말(馬)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말(言)이다.
예천군은 20여 년 전 출향인사들이 세운 말 무덤 비석 주변 3300m²(약 1000평)에 ‘웃자고 한 말에 초상난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 등 말과 관련된 격언을 새긴 비석 10여 개와 말 무덤 사연을 소개한 안내판 등을 최근 설치했다.
사연은 이렇다. 500여 년 전 여러 성씨가 모여 살던 예천군 지보면 대죽리 한대마을은 말 때문에 싸움이 그치지 않았다. 한 나그네가 “마을을 둘러싼 산이 개가 짖는 모양이어서 늘 시끄럽다”고 알려줬다. 실제 마을을 둘러싼 산 이름도 ‘주둥개산’으로 개가 짖는 모습과 닮았다.
예천군이 1억5000만 원을 들여 말 무덤 공원을 조성한 이유는 청소년 때부터 말을 바르게 하는 습관에 도움을 주는 체험학습공간과 독특한 사연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이현준 군수는 “말 무덤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면 말을 바르게 하는 분위기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