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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메트로 像像]노원역 먹자골목 “동상나라로 불러주세요”

입력 | 2013-04-29 03:00:00

비보이-광대-老악사 등 공연모습 본뜬 작품 즐비




아코디언 연주자, 저글링하는 광대, 피에로와 비보이가 어우러진 노원 문화의 거리 ‘플레이’ 동상의 모습. 노원구 제공

서울 노원구 지하철 4호선 노원역 근처 ‘문화의 거리’는 ‘동상의 거리’라고 불러도 될 만큼 많은 동상이 시민들을 맞이한다.

입구에 서 있는 ‘플레이’라는 이름의 작품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들이 저마다 자신의 재주를 뽐내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동상 맨 아래에는 아코디언을 든 거리의 노(老)악사가 화강석 계단에 걸터앉아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연주를 하고 있다. 양옆으로는 두 팔을 벌려 시민에게 인사하는 피에로와 한 손을 땅에 짚고 공중을 향해 발차기를 하는 젊은 비보이가 있다. 동상 맨 위에는 외발 자전거를 탄 광대가 곤봉 다섯 개를 가지고 아슬아슬하게 저글링을 선보이고 있다. 높이 4.5m의 이 거대한 동상은 문화의 거리를 찾는 시민들의 기념촬영 장소다. 저녁이면 바닥 아래의 조명이 동상을 비춰 낮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 작품은 2008년 문화의 거리 조성 당시 김도영 작가가 각 분야 예술인들의 공연 모습을 본떠 만들었다.

문화의 거리 중심부에는 아코디언 색소폰 클라리넷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4명의 ‘거리의 악사’ 조각상이 있다. 아이들이 해맑은 표정을 지으며 탬버린 클라리넷 등을 연주하는 ‘해를 닮은 아이들-노원의 악동’과 벤치에 걸터앉아 휴대전화를 받는 동상 등이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을 맞이한다.

2007년부터 조성되기 시작한 문화의 거리는 서울 동북부 지역의 주말 명소가 됐다. 먹자골목으로 유명했던 거리에 ‘문화’ 콘텐츠를 불어넣어 새로운 테마 거리로 자리 잡았다. 동상 외에도 볼거리가 다양하다. 거리 바닥에는 만화가 이현세 씨의 단골 주인공인 ‘까치’와 ‘엄지’, 로봇 태권브이, 둘리 같은 유명 만화 캐릭터들, 어린왕자 비보이 등의 모습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

거리 곳곳엔 한국의 명시가 새겨진 화강석 벤치 80여 개가 있고 청사초롱 모양의 가로등 스피커에선 아름다운 음악이 흐른다. 2007년 3월부터 거리의 야외무대에서 시작된 토요 ‘거리 아트 페스티벌’은 20일 200회를 맞았다. 매주 토요일에는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