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민 정치부 기자
그러나 청와대 전체 직원 476명 중 정치권에서 건너 온 별정직, 이른바 ‘어공’(어쩌다 공무원)의 명단을 다각도로 취재해 그들의 출신과 더불어 공개한 건 그만큼 어공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정운영은 국가 장래를 늘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에 당장의 표를 의식해야 하는 선거와는 다르다. 그러나 민심의 추이에 하루하루 민감해하며 선거를 치른 어공들의 초심도 국정운영의 주요한 자산이다. 선거가 끝나면 정권은 국민을 잊고 ‘역사와 대화’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민이 지금은 싫어해도 역사는 평가해줄 것이라는 아집에 빠지기 쉽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 초반 4대 입법을 밀어붙였던 것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을 밀어붙였던 것도 그런 측면이 크다.
어공들이 제 역할을 하려면 먼저 각자 몸가짐을 바로 해야 한다. 본보가 어공 명단을 공개한 데는 스스로 옷깃을 여미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미 누가 청와대 실세인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정권 공신들이 막상 청와대에 들어와 각종 비리에 연루돼 정권을 망치는 경우를 수없이 봐왔다. 남은 5년 동안 청와대 어공들에 대한 언론의 감시는 계속될 것이다.
동정민 정치부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