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계약직 사원 정주리(정유미 분)는 밤새 생각해낸 아이디어를 선배 정규직들에게 뺏긴다. 시청자들의 울분을 산 이 장면은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것이 아니었다.
직장인 10명중 3명 이상은 동료의 기획 아이디어를 베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출판사 시드페이퍼와 함께 남녀 직장인 152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동료의 기획 아이디어를 베낀 경험이 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35.1%를 차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어, △전체적인 구조를 베끼지만, 내 아이디어를 한두 가지 추가한다(53.6%) △친화력을 발휘해 상대방과 친해진 후 핵심 내용을 베낀다(33.1%) △대놓고 가로챈다(17.4%) △기타(2.8%)순이었다.
직장인들은 이런 베끼는 행위를 나쁘다고만 보지 않았다. '베끼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나 업무상 필요하다면 할 수도 있다'는 응답이 전체 44.2% 비율로 가장 많았던 것.
이어 △베끼는 것은 나쁜 행위이므로 절대 해서는 안 된다(24.4%) △베끼는 것도 제대로 하면 능력이 될 수 있다(18.3%) △누구도 무에서 유를 창출할 수 없으므로 권장할 만하다(8.1%) △베끼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가질 필요 없이 당당하게 해도 된다(5.1%) 순이었다.
이와 함께 '베끼는 행위가 업무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가 전체 59.3% 비율로 가장 높았다. 이어, '아니다'가 24.0%, '그렇다' 15.2%, '잘 모르겠다'가 1.4%로 나타났다.
이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가 기발할 때(39.5%) △기획안 작성이 귀찮을 때(31.1%)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싶을 때(15.8%) △상사에게 잘 보이고 싶을 때(5.5%) 순으로 나타났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