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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에 짐 바리바리 싣고 나오는 모습 세계가 봤다”

입력 | 2013-04-30 03:00:00

朴대통령 “北 책임있는 행동 보여야”
靑통일비서관도 “양보-인센티브 없다”




“개성공단에서 (귀환하는 직원이) 작은 차에 (각종 자재와 완제품 등을) 바리바리 싣고 나오는 장면을 우리 국민도, 세계도 봤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경제발전은 물론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스티브 샤벗 위원장을 청와대에서 접견한 자리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거기서(귀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고 납품해야 하는 업체들도 많은데, 납품을 받지 못할까 봐 불안해서 판로를 끊어버리는 업체도 생겼다”며 “이런 상황에서 기업활동은 불가능하다”고도 했다. 샤벗 위원장은 개성공단 사태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우리 근로자들이 개성공단에서 물건을 하나라도 더 싣고 나오려고 승용차 지붕에 가득 싸매고 나오는 모습을 전 세계인들이 TV를 통해 봤다. 남북 간 서로의 합의가 일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상황에서 이제 세계 어느 누가 북한에 투자를 하려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직접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 한 개성공단을 유지할 수 없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친 셈이다. 북한의 기존 태도가 달라지지 않는 한 폐쇄 수순을 피할 수 없다는 최후통첩이자 배수진의 성격도 짙다. 정부 당국자는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을 북한에 분명히 심어주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홍용표 대통령통일비서관도 이날 외교부가 주최한 국제회의에 참석해 “개성공단 문제는 분명히 북한이 잘못한 것이기에 인센티브를 주거나 당장 해결을 위해 양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북한)의 잘못한 행동에 확실히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점은 ‘부정적 신뢰’(부정적인 면에서도 예측 가능한 관계를 형성하는 것)와 관계가 있다. 약속을 지켜야 관계가 잘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신뢰 구축”이라고 말했다. 홍 비서관은 남북 신뢰 구축의 3단계로 약속을 통한 신뢰 쌓기→서로의 이익을 찾아 교환→이익 교환을 통한 신뢰 쌓기의 제도화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개성공단 남측 인원의 완전 귀환 이후 적절한 시점에 ‘개성공단 문제를 풀기 위한’ 회담을 다시 제안하는 걸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문제가 해결된 뒤 개성공단 정상화 여부를 놓고 대화를 통해 북한이 태도를 바꿀 의지가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윤완준·이재명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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