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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막강한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이 할말 미리 보도”

입력 | 2013-04-30 03:00:00

전략가-작가 등 2000명 거느린 공룡… 金 명령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 넘어서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적 언사를 전하는 조선중앙통신은 2000명 이상의 직원을 거느린 거대 선전기관으로 북한 내부 분위기를 결정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 보도했다.

WP는 조선중앙통신에서 일했던 탈북자와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조선중앙통신이 김정은의 직접 명령을 받아 보도하는 단순한 형태가 아니라고 전했다. 그보다 좀 더 복잡한 구조로 김정은이 좋아하고 그에게 득이 될 만한 내용을 미리 알아서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WP는 조선중앙통신이 수많은 전략가 극작가 사상자문관 기자들이 수십 번의 회의를 거쳐 보도 내용을 결정하는 협업 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기 때문에 메시지의 완성도는 높지만 대응 속도가 늦다는 것. 최근 한국의 개성공단 실무회담 제의 마감시한을 넘어 조선중앙통신이 거부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 사례에 해당한다.

1976∼1996년 조선중앙통신에서 일하다 탈북한 장해성 씨는 20여 년 전 남북관계가 크게 경직됐을 때만 해도 내부적으로 6단계의 검열을 거쳐야 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여러 단계의 내부 감독을 거쳐야 한다. 그러다 보니 사소한 뉴스들도 늦게 보도되는 경우가 많다.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에 따르면 최근 중국으로부터 불법 DVD 유입이 늘고 비밀리에 해외 라디오를 청취하는 북한 주민이 증가해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비록 선택적이기는 하지만 사실(fact)에 기반을 둔 메시지를 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0년 전 북한 매체들은 남한 경제가 파산 직전이라고 보도했지만 지금은 그런 경우는 없다. 그 대신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부각시키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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