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캐슬린 김 내한 독창회 ★★★★
첫 내한 독창회에서 화려하고 현란한 아리아를 한껏 선보인 소프라노 캐슬린 김. SPA엔터테인먼트 제공
오페라 아리아로만 꾸민 이번 독창회에서 그는 사랑을 이루리라 다짐하는 아가씨, 기계인형, 첫날밤에 미쳐버린 새 신부를 체화하며 자신의 특기인 화려한 고음과 능란한 기교를 아낌없이 선보였다.
1, 2부의 마지막 곡은 이번 프로그램의 두 축이었다. 1부 오펜바흐의 ‘호프만의 이야기’ 중 올림피아 인형의 아리아 ‘작은 새들은 나무 그늘에 앉아’가 캐슬린 김의 현재의 정점을 보여줬다면 2부 도니체티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광란의 아리아는 미래의 지향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캐슬린 김은 “올림피아나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 같은 개성 강한 역할은 이제 그만 해야 할 때”라고 했다. 나이가 들면서 중저음이 발달해가기 때문에 앞으로 로시니 벨리니 도니체티 같은 벨칸토 오페라 쪽으로 경력을 쌓고 싶다는 설명이다.
루치아가 정략 결혼한 남편을 찔러 죽인 뒤 미쳐서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는 낭만주의 벨칸토 오페라의 절정으로 꼽히는 장면이다. 캐슬린 김은 격렬한 감정과 광기를 노래에 담아 탁월한 표현력으로 객석을 압도했다. 홍혜경 조수미 신영옥의 계보를 잇는 차세대 소프라노가 앞으로 어떻게 변신해갈지 기대된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