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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황제 죽음 보상을” 44조원 소송 시작

입력 | 2013-05-01 03:00:00

美 마이클 잭슨 사망책임 재판 열려
유족 “무자비한 공연일정으로 숨져”… 기획사 “프로포폴 투약사실 몰랐다”




마이클 잭슨의 누나인 레비 씨(오른쪽)와 동생 랜디 씨가 지난달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정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출처 뉴욕데일리 홈페이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 책임을 놓고 손해배상액 44조 원이 걸린 세기의 재판이 시작됐다. AP통신은 마이클 잭슨의 어머니 캐서린 잭슨 씨(82)가 2011년 공연기획사 AEG라이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관련 첫 공판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열렸다고 전했다.

캐서린 씨 등 잭슨의 유가족은 재판에서 잭슨이 무자비한 공연 일정에 시달려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2009년 잭슨의 복귀 공연을 기획한 AEG라이브가 잭슨의 건강 상태가 악화된 것을 알면서도 무리하게 공연 강행을 압박했다는 것.

캐서린 씨의 변호사 브라이언 패니시 씨는 법정에서 “AEG라이브가 당시 열악한 내부 사정으로 공연 수익에 집착했다”며 “잭슨에게 프로포폴을 처방한 주치의 콘래드 머리 박사와 AEG라이브 모두 잭슨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잭슨은 2009년 6월 25일 영국 런던 복귀 공연을 앞두고 프로포폴 과다 투여로 숨졌다. 잭슨에게 프로포폴을 투여한 주치의 머리 박사는 지난해 11월 과실치사죄로 4년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AEG라이브 측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다. AEG라이브 변호사 마빈 퍼트넘 씨는 “잭슨이 직접 주치의를 선택하고 관리했다”며 “회사는 머리 박사와 계약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는 잭슨이 프로포폴을 투약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잭슨은 마약중독 사실을 회사에 철저히 숨겨왔다”고 말했다.

이날 공판에서 패니시 변호사는 잭슨의 생전 공연 모습을 담은 동영상과 잭슨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 등을 공개했다. AEG라이브가 잭슨에게 보낸 ‘런던에서 열기로 한 50개 공연을 모두 마쳐야 한다’는 내용의 e메일도 공개됐다. 패니시 변호사는 잭슨이 세 자녀를 위해 지은 노래를 튼 뒤 “잭슨은 끝까지 성실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지만 AEG라이브가 그를 경쟁으로 내몰았다”고 주장했다. 캐서린 씨는 아들의 편지가 낭독되자 눈물을 흘렸다.

이날 잭슨의 누나인 레비 씨, 동생인 랜디 씨도 어머니와 함께 법정 맨 앞줄에 앉아 공판을 지켜봤다. 잭슨의 ‘스릴러’ 음반 등을 기획한 음악 프로듀서 퀸시 존스, 가수 다이애나 로스 등 생전 잭슨과 가까웠던 지인들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AP통신은 이번 소송이 최소 3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채널A 영상]‘마이클 잭슨 사망 책임’ 44조 원 소송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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