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30년 경제관료, 신생 오케스트라 명예단장 맡아

입력 | 2013-05-01 03:00:00

정재훈 前 산업부 산업정책실장 “흑자 콘서트로 클래식 대중화 앞장”
기업 영입 뿌리치고 무보수 봉사




경제 부처에 30년간 몸담은 퇴직 관료가 신생 오케스트라의 명예단장으로 변신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재훈 전 산업부 산업정책실장(53·사진)은 최근 새로 결성된 ‘놀라온 오케스트라’의 명예단장으로 취임했다. ‘놀라온’은 순우리말인 ‘놀(놀자)’과 ‘라온(즐거운)’을 합한 이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왔던 강마에의 실제 주인공인 지휘자 서희태 씨가 놀라온을 이끌고 있다.

평소 페이스북에 클래식 이야기를 매주 연재하는 등 음악에 관심이 많던 정 씨가 서 씨와 인연을 맺은 건 2010년. 정 씨는 서 씨가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콘서트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외부에서 받은 강연료를 몽땅 털어 콘서트 티켓을 샀다. 지인들과 콘서트를 관람한 정 씨는 페이스북에 후기를 올렸고, 이 내용을 읽은 서 씨가 정 씨에게 연락해 만남이 이뤄졌다.

서 씨는 올해 정 씨의 퇴임 소식을 듣고 정 씨에게 놀라온의 명예단장 직을 맡아 달라고 요청하면서 두 사람이 의기투합하게 됐다. 정 씨는 퇴직 후 일부 기업에서 고문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하고 무보수 명예직을 택했다.

정 씨는 5월 15일 열리는 놀라온의 창단 콘서트를 앞두고 공연에 대해 관객의 눈높이에서 조언하는 한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그는 ‘옛 이야기’를 부른 가수 김규민 씨와 ‘SNS 희망나눔’이라는 단체의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이 단체는 인터넷으로 후원자를 모집해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들과 연결해 준다. 정 씨는 “따뜻한 공동체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바람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 주는 일을 해서 행복하다”며 “놀라온을 흑자 오케스트라로 만들고 클래식을 대중화하는 데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