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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군포로 송환,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게 국가다

입력 | 2013-05-01 03:00:00


국군포로와 납북자의 국내 송환운동을 벌이는 사단법인 물망초(이사장 박선영 전 국회의원)가 그제 북한 함경북도 탄광지역에 생존해 있는 국군포로 113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생존 국군포로들을 잊지 않고 추적해온 물망초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생존자도 모두 80세가 넘는 고령인지라 세상을 뜰 날이 멀지 않아 안타깝다.

국군포로는 국가의 부름에 따라 6·25전쟁에 나갔다가 공산군에 붙잡힌 사람들이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당시 유엔 연합군은 포로로 붙잡히거나 실종된 한국군을 8만2000여 명으로 추산했다. 자유의사를 존중해 송환한다는 합의에 따라 연합군은 송환을 원하는 북한 인민군과 중공군 포로 8만3000여 명 모두를 송환했으나 북한은 유엔군 5000여 명과 한국군 8343명만 돌려보냈다. 나머지는 스스로 북한에 남는 쪽을 택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북한은 민족상잔의 전쟁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포로 송환에서도 정전협정을 어기는 비인도적인 만행을 저질렀다.

탈북 국군포로들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 억류된 국군포로들은 ‘괴뢰군 포로’라는 딱지를 붙인 채 불발탄 처리, 탄광 발파, 벌목 같은 위험하고 고된 작업을 강요받았다. 함북 일대 탄광지역에 배치된 국군포로들은 하루 2교대로 12시간씩 노역(勞役)에 시달리고 배급받은 옥수수로 연명하면서 철저한 감시를 받았다고 한다. 1994년 조창호 소위의 귀환 이후 북한을 탈출해 한국으로 돌아온 국군포로는 80명이다. 정부는 북한에 아직 생존해 있는 국군 포로를 500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에서 생을 마감한 국군포로들은 얼마나 조국을 원망했겠는가.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국군포로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조국을 그리워할 것이다.

정부는 생존 국군포로들을 파악하고 그들을 송환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무리 현실이 어렵더라도 단 한 명의 생존자가 남는 순간까지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사망자는 유해라도 찾아와야 한다. 가능하면 그들이 이 세상에 남겨놓는 가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 지역과 비무장지대(DMZ)에서 전사해 아직 유해를 찾지 못하고 있는 3만여 명의 장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조국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전쟁터로 달려 나간 이들에 대한 국가의 최우선 책무다. 대한민국에서 자유와 번영을 누리고 있는 우리는 그들에게 큰 빚을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