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수사팀 “공범 가능성 배제 안해” 숨진 兄아내 유전자 샘플도 채취
미국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에 사용된 ‘압력솥 폭탄’ 잔해물에서 여성의 유전자(DNA)가 나오면서 수사가 미묘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수사팀은 이 유전자의 주인이 공범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보스턴 테러 수사팀은 현장에서 수거한 폭발물 잔해에서 여성의 DNA를 채취한 뒤 수사 방향을 DNA의 정체를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지난달 29일 일제히 보도했다. 누구의 DNA인지와 실제 이 여성이 범행을 도왔는지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수사팀은 테러 용의자 형제 가운데 숨진 형 타메를란 차르나예프의 부인인 캐서린 러셀 차르나예프의 유전자 샘플을 채취했다. 현재 10여 명의 주변 인물이 수사선상에 올라 있으며 캐서린도 그중 하나다. 캐서린은 범행 사실을 보도를 통해 처음 접했다고 연루 사실을 부인해왔다.
수사팀은 다만 여성 DNA가 폭탄 재료를 판매한 여성 점원의 지문 또는 머리카락에서 나온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수사팀은 또 테러 용의자들이 ‘인스파이어’라는 알카에다 발행 영문 잡지에서 폭탄제조법을 익힌 사실과 관련해 잡지 발행인인 야야 이브라힘을 추적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거주지를 파악하지 못해 검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지는 보도했다.
용의자 형제 가운데 생포돼 100평방피트(약 3평)의 작은 독방에 수감된 동생 조하르 차르나예프의 변호인단에 스타 여성 변호사인 주디 클라크가 합류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유나바머, 애리조나 총격 사건, 애틀랜타 올림픽 폭파사건 등에 연루된 유명 범죄인을 담당했던 변호사로 사형을 종신형으로 낮추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사형을 언도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조하르도 종신형 감형 전략을 펼 것으로 보여 치열한 법정 대결이 예상된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