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유통구조 개혁 첨병 ‘농협 직거래 매장’
4월 30일 경남 김해시 대동농협의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한 소비자가 농산물을 살펴보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김해시 대동면에서 수확한 대파와 부추 등 채소 30여 가지를 팔고 있다. 김해=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는 국내 농축산물 유통 구조 혁신과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한 위기 극복 사례를 현지 취재해 2회에 걸쳐 게재한다. 미래전략연구소는 최근 글로벌 컨설팅사인 ‘아서 디 리틀(ADL)’과 공동으로 최근 세계 10개 농업 선도국가의 농축협 경쟁력을 평가한 바 있다.
○ 생산자, 소비자 모두 윈윈
농협은 지난해 4월 전북 완주군 용진농협을 시작으로 전주시 효자동 완주로컬푸드(지난해 10월), 경기 김포농협(올해 4월) 등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잇달아 열었다. 올해 말까지 20곳, 2016년까지 1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은 특히 영세 농가에 새로운 판로를 열어주고 있다. 영세 농가들은 대체로 여러 품종을 소량 생산하기 때문에 유통망 접근성이 떨어졌다. 수확기마다 중간상인들에게 헐값에 농산물을 넘기는 사례가 많았다.
‘국내 1호점’인 완주 용진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에서는 200가지 이상의 농산물을 대형마트보다 20∼40% 싸게 판다. 하루에 2000∼4000여 명이 찾는다. 70% 이상은 전주에서 오는 도시 사람들이다. 지역경제에도 기여하고 있다. 대형마트는 농산물 판매로 거둔 수입을 본사로 보내지만 로컬푸드의 이윤은 고스란히 지역 농가에 돌아간다.
○ 엄격한 품질 관리가 성패 좌우
문제는 지금부터라는 지적도 있다. 농협은 과거에도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숱하게 운영해왔으나 실패 사례도 많다. 직매장에선 농민들이 직접 농산물의 가격을 매긴다. 품질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격만 올리면 결국 소비자에게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용진농협 이중진 상무는 “과거 여러 직거래장터에서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내놓다가 소비자의 외면을 받은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김해=이유종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