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7곳 방화한 며느리
프리랜서 여행가이드 김모 씨(32·여)는 지난달 초 한 케이블TV 프로그램에서 “아는 사람의 집 주변 7곳에 불을 지르면 액땜이 돼 소원 성취(로또 당첨)한다”는 얘기를 듣고 귀가 솔깃했다. 최근 일감이 없어 여기저기서 생활비를 빌리다 수천만 원의 빚을 졌기 때문.
김 씨는 방송에서 본 대로 ‘엉뚱한 대박’을 시도했다. 지난달 8일 오전 3시 56분경 부산 연제구 연산동의 시가로 몰래 들어갔다. 그러곤 26m²(약 8평) 규모의 마당과 화단 등 7곳에 종이로 된 박스 등에 휘발유를 묻혀 불을 지른 뒤 도망쳤다. 다행히 인기척을 느낀 김 씨의 시동생(30)이 불길이 치솟는 것을 보고 간이 소화기로 불을 꺼 큰 화는 면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이 시가 앞에 세워둔 차량의 블랙박스와 부근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김 씨의 소행임이 드러났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1일 김 씨를 방화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 씨는 “돈이 필요해 미신을 믿은 게 잘못”이라며 고개를 떨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