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EYH… 과학+비즈니스… 멋진 女CEO 꿈 키워英 테너타이쿤… 10파운드로 거물급 사업 아이템 개발
미국 과학교육 네트워크인 ‘익스팬딩 유어 허라이즌스(EYH)’가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여학생들이 실험에 몰두하고 있다. EYH 제공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이공계 여대생의 이미지는 긍정적인 편은 아니다. 연구에 빠져 멋을 내는 데 관심이 없을 것 같고 여성적인 매력도 금방 느끼기 힘든 그런 이미지다.
컴퓨터, 엔지니어링, 물리학 등 이공계 출신 여성들이 1972년 설립한 EYH는 여학생들에게 ‘멋진 여성 과학자’의 롤 모델을 만들어주는 데 주력한다. 여학생들을 과학기술 지식을 가진 창업가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EYH는 미국 전역의 대학 33곳에서 11∼18세 여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분야 비즈니스 콘퍼런스를 열고 있다. 성공한 이공계 여성을 기조연설자로 초청한다. 비즈니스 콘퍼런스 형식을 취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과학지식만큼 창업 마인드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참가자에겐 명함도 만들어준다.
영국의 대표적인 창업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매년 열리는 ‘테너 타이쿤’이 있다. 테너(Tenner)는 10파운드(약 1만7000원) 지폐를 뜻하는데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다면 이처럼 적은 돈으로도 충분히 창업가로서 거물(tycoon)로 성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5월 초 테너은행으로부터 1인당 10파운드를 받고 이를 종잣돈 삼아 한 달간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개발한다. 6월에는 5∼11세, 12∼14세, 15∼19세 등 연령별로 전국 경연대회가 열린다. 사업 수익의 일부는 다음 해 프로그램에 참가할 학생들을 위한 자금으로 적립된다.
테너 타이쿤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컵, 휴대전화 케이스 등 단순한 것들이 많지만 때때로 당장 사업화할 만한 아이템도 적지 않다. BIS 관계자는 “테너 타이쿤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사업의 시작부터 다음 세대를 위한 지원까지 창업 생태계 전체를 조망하는 기회를 가진다”고 말했다.
오클랜드=염희진·런던=박창규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