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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행복지수 첫 산출… 대전 1위

입력 | 2013-05-02 03:00:00

세이브더칠드런-서울대-본보 공동조사




더 크고 깨끗한 집으로 이사를 한다는데…. 신이 나지 않았다. 오히려 한숨이 나왔다. 전학 가는 게 그냥 싫었다. 남의 일로만 여겼던 왕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대전 서구에서 유성구로 이사 가려던 3월, 정민주 양(11)의 머릿속은 이렇게 걱정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정 양은 누구 못지않게 행복한 기분을 맛봤다. 전학 후 나흘 만에 치러진 학급 임원 선거에서 당당히 반장으로 선출되고서였다. 정 양의 붙임성 있는 성격 덕분이었지만 같은 반 친구들의 텃세가 심했다면 불가능했다. 정 양은 “전학생이 오자마자 적극적으로 나서면 설레발치는 아이라고 오해받기 쉬운데 친구들이 마음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 양의 사례가 대전이라는 도시의 특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고 입을 모은다. 다른 지역 출신을 잘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어린이 사회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이는 국제 비정부기구(NGO)인 세이브더칠드런,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와 동아일보가 어린이날(5일)을 앞두고 공동 기획해 국내 처음으로 산출한 ‘어린이행복종합지수’에서도 확인됐다. 대전 어린이들이 전국 16개 시도 중 가장 행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행복지수를 이용해 지난해 11월부터 전국 16개 시도 초등학교 3학년과 5학년, 중학교 1학년 학생 85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대전이 종합점수 108.3점으로 1위에 올랐다. 최하위는 경북(91.3점)으로 나왔다. 양혜진 대전대 교수(사회복지학과)는 “대전 사람은 맺고 끊는 맛이 없다는 평가를 듣곤 하지만, 이는 극단으로 흐를 소지가 적고 타인에 대한 존중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런 지역 정서가 어린이의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유근형·이샘물 기자 noel@donga.com


▶ 16개 시도 어린이행복종합지수 시도별·영역별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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