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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제안 노하우 - 설득적인 제안을 하라

입력 | 2013-05-02 18:45:36


제안 성공 노하우 12. 설득적 제안

이번 칼럼에서는 지난 ‘제안 영업을 하라’에 이어 또 다른 관점의 영업인 ‘설득적 제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 고객의 이슈를 분석하라
2. 고객의 구매단계별로 우리가 성취해야 할 현실적인 목표를 결정하라
3. 세일즈 전 프로세스에서 고객과 협력해 정보 습득, rapport(공감대, 친밀감) 형성, 가정의 검증, 단계별 진행상황 등을 점검하라
4. 높은 신뢰도(Credibility)를 유지하라
5.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검증된 기술을 활용하라
6. 구매 프로세스에서 각 개인의 특정한 니즈와 커뮤니케이션에 맞춰 설득 기술을 활용하라.

세일즈란 ‘고객을 설득하는 과정’이다. 고객을 설득하려면 논리적 설득(Logically Persuasive)뿐만 아니라 감성적 신뢰(Emotionally Credible)가 필요하다. 영업 대표는 자신의 아이디어, 서비스, 제품을 고객이 수용하도록 말이나 글로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설득(Persuasion)은 설명(Exposition)과 다르다. 목적 의식을 가지고 고객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구매 결정하도록 하는 적극적인 행동이다.

상대방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려면 사람들이 어떻게 구매의사결정을 내리는지 이해해야 한다.
- 사람들은 100% 논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지는 않는다
- 사람들은 알면서도 비이성적인 결정을 하는 경우가 있다
- 모든 의사결정에는 이성과 감성이 혼재되어 있다

즉, 사람들은 의외로 감정적으로 구매결정을 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포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영업 대표의 역할은 비논리적인 고객에게 구매의 불합리성을 지적해 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감성적 설득’과 ‘논리적 동의’의 과정을 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아래는 구매 의사를 결정짓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이해할 수 있는 사례다.


(사례) 고객은 감성적으로 판단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려 한다
필자는 자동차 회사 세일즈맨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 당시에 내가 있었던 영업소는 영업사원이 50명이 넘는 큰 지점이었는데 그 곳에서 최고의 세일즈맨과 겪었던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선배는 흔히 생각하는 세일즈맨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경상도 시골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올라오자마자 직장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말이나 행동이 늘 거칠고 투박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는 늘 우리 지점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세일즈맨이었다.
어느 날, 한가한 낮 시간에 그는 당직 근무를 하고 있었다. 나는 고객 출고 건이 있어서 지점에 있었는데, 마침 지점을 찾아온 고객이 있어서 고객 상담하는 그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는 찾아온 고객을 다짜고짜 쇼룸에 배치된 그랜저 운전석에 앉히고, 문을 닫은 후 자신도 조수석으로 가서 앉았다(일반적으로 영업사원들은 처음 만났을 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명함을 주면서 여러 질문들을 해댄다). 둘은 특별한 대화 없이 5분 정도 앉아만 있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고객이 물어보는 질문에 아주 짧고 간결하게 대답을 했다. 몇 마디 오가지도 않은 짧은 시간에 계약은 가볍게 체결되었고, 고객은 돌아갔다.

옆에서 의아하게 지켜보는 내게 그는 설명을 해주었다.
“지점을 찾아온 대부분의 고객은 이미 새 차를 구매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차 이외에는 크게 관심이 없지. 그것이 그를 먼저 그랜저에 집어넣은 첫 번째 이유야. 또한 그가 그랜저에 앉아서 화려한 계기판을 보며 가죽 시트의 냄새를 맡는 순간, 그의 구매결정은 끝나지. 그가 맡은 천연 가죽의 향긋한 냄새는 내가 하는 백 마디 말보다 더 효과적이야.
고객들은 대개 차가 ‘필요(needs)’해서 사지만. 사실은 동시에 좋은 차를 갖고 싶은 ‘욕망(Wants)’때문에 차를 사기도 해. 그리고 그 사실은 본인들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아까 그 사람은 가죽 냄새를 맡으며 구매 결정을 하고, 이를 설명하기 위한 수십 가지 이유를 이미 찾았을 거야. 왜냐하면 집에 가서 아내를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지. 그리고 아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를 설득하는 거야. 자신은 그렇게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사람이 아니라 이런 여러 가지 논리적 이유 때문에 차를 바꾸었다고.”

나는 비로소 그가 왜 최고의 세일즈맨인지 알게 되었다. 그는 말도 어눌하고,행동도 거칠었지만. 고객이 어떤 생각과 느낌으로 구매를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 이에 고객의 구매 프로세스에 자연스레 편승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객의 이슈를 분석하라

‘고객의 이슈’는 고객이 해결하고 싶은 과제이며 크게 두 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 동기: 고객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스스로 창출한 이슈다
- 문제: 현재 비즈니스 수행에 있어 극복해야 할 장애 요인이다

동기란 고객 조직의 긍정적인 측면으로, 스스로 문제를 만든다는 측면에서 ‘창출형 문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이 어떤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도전적이고 높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데, 평범한 방법으로는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어 일정한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경우이다. 반면, 문제란 현재 비즈니스 수행의 문제점을 말하는 것으로 부정적인 측면을 뜻한다.

수주영업에 있어서 기업들의 이슈는 다음이 대표적이다

- 이익의 증가
- 판매의 증가
- 비용의 감소
- 안전성의 향상
- 리스크 제거
- 품질의 향상
- 생산성 향상

고객의 이슈를 분석할 때 놓치지 않아야 할 것은, 고객의 이슈 중에는 고객이 공식적으로 말하지 않는 이슈(Unstated Requirements)가 있다는 점이다.


(사례) 고객이 말하지 않는 이슈
고객이 말하지 않는 이슈가 있다. 예를 들면 개인적인 편견(Bias), 내부의사결정구조(Politics), 개인적 이슈(Personal Risk) 등이 있다.

대표적인 것은 그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람의 개인적 이슈다. 이를 테면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대개 고객과 기업들이 오랫동안 관계를 형성한다. 그리고 고객 조직의 구매자가 판매 조직에 취업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개인적인 이슈마저도 세일즈 현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작용한다. 만약에 이번 프로젝트의 리더(혹은 의사결정자)가 이 프로젝트 이후에 경쟁사에 취업을 하기로 되어 있다면 그 프로젝트를 우리가 수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이는 극단적인 사례지만, 중요한 사실은 ‘개인적인 이슈나 불법적인 이슈까지도 고객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그것 또한 중요한 고객의 이슈다’라는 것이다.

고객의 구매단계별로 우리가 성취해야 할 현실적인 목표를 결정하라

고객들은 반복적인 사이클을 통해 구매를 한다. 고객의 주요 구매 단계는 다음과 같다.

- 운영(Operating)
- 니즈 분석(Assessing Needs)
- 솔루션에 가치부여(Valuing Solutions)
- 남은 이슈의 해결(Resolving remaining issues)
- 구매(Purchasing)
- 솔루션의 적용(Implementing the solution)
- 운영(Operating)


복잡한 솔루션을 판매할수록 단계별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설득을 해야 한다.

고객을 설득하기 전에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스스로 준비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① 고객이 이번 단계에서 원하는 비전, 목적, 목표는 무엇인가?
②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이 단계에서 우리가 이루어야 하는 현실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③ 프로젝트 각 단계에서 고객이 관심을 보일 효용(동기, 핵심 이슈 등)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영업 대표들이 범하는 실수는 고객의 구매 단계보다 앞서 나가면서 고객에게 구매를 강요하는 것이다. 이는 오히려 고객으로부터 멀어지는 역효과를 낸다.
경험 많은 영업 대표들이 활용하는 효과적인 영업 방법은 다음 단계로 진행하지 않을 경우의 기회 비용을 고객에게 말해주는 것이다.

고객을 효과적으로 설득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세일즈 전 프로세스에서 고객과 협력해 정보 습득, rapport(공감대, 친밀감) 형성, 가정의 검증, 단계별 진행 상황을 점검하라

고객과 협력하면 고객이 자연스럽게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고, 고객과의 신뢰를 쌓을 수 있다. 지속적인 협력은 결과적으로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그리고 고객은 자기가 좋아하는 판매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2. 높은 신뢰도(Credibility)를 유지하라


영업 대표가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은 자신을 편안한 친구처럼 포지셔닝하거나, 그 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가로 포지셔닝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초기에는 친구처럼 접근했다가 관계가 형성되면 전문가로서 질문에 대답하고,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고, 주장을 구체화하면서 관계를 정립하는 것이다.

다음은 고객이 신뢰하는 자료의 근거 순서다.
① 고객 자신이 알고 있거나 믿고 있는 것
② 고객의 유사 조직과 그 구성원이 하는 말
③ 제3의 독립적인 정보
④ 판매자가 하는 말
⑤ 다른 판매자(경쟁자)가 하는 말

설득력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1번, 2번, 3번의 정보를 많이 제공해야 하는데 일반적으로 영업대표들은 4번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고객의 설득력을 높이는 자료란?
고객이 가장 신뢰하지 않는 자료는 세일즈맨이 제시하는 자료다. 그렇다면 그들이 가장 신뢰감을 갖는 자료는 무엇일까? 바로 고객의 동종 업계(특히 경쟁사)로부터 나온 정보다. 이것은 자신 조직에서 생산한 정보만큼이나 (때로는 더) 신뢰한다.
다음으로 신뢰하는 자료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단체에서 만든 자료다. 예를 들어 쉬플리의 제안컨설팅에 대해서 고객들이 신뢰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우연히 만난 우리회사의 경쟁사인 S사의 직원에게 자신들이 쉬플리 컨설팅을 통해서 T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② 미국 제안전문가 협회(APMP)에서 매년 제안성공률을 발표하는데 쉬플리는 82%로 10년째 1위를 하고 있다
③ 쉬플리 내부 자료에 의하면 쉬플리는 매년 400조 원, 제안성공률 82%의 성과를 내고 있다

3.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위하여 검증된 기술을 활용하라

A. 반복(Repetition):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할수록 고객은 오래 기억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B. 연결(Association): 이미 고객이 좋아하고 있는 것과 상품의 특징을 연관시킨다. 고객의 요구사항을 제목, 헤드라인, 프레젠테이션 등에 반영하는 ‘직접적 결합’과 특정 고객에 맞춘 그림, 언어선택 등을 하는 ‘간접적 결합’이 있다.

간접적 연결(Indirect Association)의 예: 언어 선택


1) 엔지니어 고객에게 보내는 이메일
귀사의 IT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시스템의 리엔지니어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사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최근 들어 지연 기간이 23.6% 증가했습니다. 첨부한 자료를 검토 바랍니다.

2) 금융권 고객에게 보내는 이메일
귀사의 IT 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귀사의 금고만큼 안전한 IT 보안 시스템을 제안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귀사의 안전 점검에 필요한 비용과 비교해, 투자 비용은 2년 안에 환수됩니다.

3) 네트워크 설계자에게 보내는 이메일
귀사의 IT 시스템을 분석해 귀사 네트워크 디자인의 개선 방안을 제시합니다. 첨부된 설계도에서 볼 수 있듯이, 제가 제시한 아이디어를 구현하면 훨씬 안전하게 네트워크 기초를 다질 수 있습니다.

C. 결합(Composition): 말하기와 쓰기를 할 때 특정 메시지를 강조하고자 아래 요소들을 선택해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요소는 다음과 같다.

① 언어 선택
② 비언어
③ 시각적 요소(컬러, 모양, 크기)
④ 청각적 요소(음악, 소리)
⑤ 수리적 계산(계량화, 관계정리)
⑥ 시간
⑦ 공간
⑧ 냄새

‘결합(Composition)’은 구매자를 설득하는 중요한 판매기법이다


지난 번 아파트를 구매하기 위해 동일한 평수와 구조를 가진 아파트 두 채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첫 번째 아파트는 걸어 다니기가 어려울 만큼 지저분하게 아기 물건들이 널려 있었다. 게다가 베란다나 부엌 쪽에서 정체 불명의 악취가 났다. 맞벌이 부부가 사는 곳인데 연로한 할머니가 육아부터 살림을 모두 책임지다 보니 청소나 관리가 어려웠던 것이다. 반면, 같은 동에 있는 다른 집은 신혼부부의 집으로 매우 깨끗했다. 무엇보다 간결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향기로운 냄새가 나를 사로잡았다. 물론 그 때의 구매결정이 현명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른 누구라 하더라도 나와 다른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구매를 결정하는 요소로는 논리적 판단과 이성적 계약이 전부가 아니다. 구매 프로세스에는 항상 구매 조직의 담당자들이 있고, 그들은 오감을 통해 모든 정보를 입수하고 있다.

D. 선택(Selection): 어떤 점을 강조하고 또는 생략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다. 항상 고객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어떤 메시지를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중요하다.

E. 방향 조정(Redirection): 다른 포인트로 논점을 바꾸는 기술이다. 가장 전형적인 예는 고객이 생각하는 솔루션의 취약점을 다른 장점을 들어서 상쇄하는 방법이다.
F. 취약점 공략(Ghosting): 그 취약한 이슈의 중요성, 자사와의 차이점, 다른 대안과 솔루션 소개 등의 방법으로 잠재적 경쟁자를 공략하는 것이다.

4. 구매 프로세스에서 각 개인의 특정한 니즈와 커뮤니케이션에 맞추어서 설득 기술을 활용하라

A. 역할에 따른 니즈의 차이


B. 개인의 선호도의 차이를 존중해서 설득하라

사람들은 저마다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때 이를 흡수하는 방식이 다르다.

① 시각적 학습자: 시각자료나 그림으로 정보를 흡수함
② 청각적 학습자: 강의, 토의 등을 선호하며 목소리 톤이나 말의 속도에 민감함
③ 경험적 학습자: 활동과 경험을 통해 학습함

평가위원회를 설득하는 복합적 대형 세일즈, 제안서 제출, 제안 프레젠테이션에서 개인의 선호도 차이를 일일이 고려해서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세 가지 방법을 통합적으로 활용해 고객을 논리적, 이성적, 감성적인 신뢰에 기초해 설득하는 것이 좋다.

글 / 쉬플리코리아 김용기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쉬플리코리아
쉬플리코리아(대표 김용기, http://www.shipleywins.co.kr)는 제안 및 입찰 전문 컨설팅 기업인 '쉬플리'의 한국 지사이며, 국내 유수의 방위 산업체에 제안과 관련된 각종 컨설팅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쉬플리코리아 김용기 대표
김용기 대표는 7년 간 컨설팅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쉬플리 아시아 퍼시픽과 함께 2008년 4월 쉬플리 한국 지사를 설립했다. 현재 국내 유수 방위 산업체 및 7개 기업에 20여 개 제안 프로젝트를 시행했으며, 80% 이상의 높은 사업 수주 효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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