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사안일 없애려 ‘주식시장형 인사제’ 도입
박철곤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사진)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공사(公社)가 지속가능하려면 무사안일주의에 젖어 있는 기업문화부터 바꿔야 한다. 그 시작이 성과위주의 인사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행시 25회 출신으로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을 지낸 행정 전문가다.
그는 2011년 6월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주식시장형 인사제도’부터 도입했다. 인사부서가 직원들의 보직을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각 부서장들이 함께 일하고 싶은 부하직원을 직접 추천하는 제도. 이 제도를 통해 여러 부서가 원하는 직원에게는 승진 등으로 확실히 보상해주는 대신 추천을 받지 못한 직원은 따로 분류해 자기계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그는 전기안전점검 대행이 주 업무인 전기안전공사의 미래 청사진도 제시했다. 박 사장은 “우리가 민간업체와 경쟁하는 건 국가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 공사는 민간 업체들이 손대지 못하는 영역에 도전하는 선구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설비점검 등 민간업체가 할 수 있는 업무는 과감히 민간에 넘기고 태양광 산업이나 전기자동차의 안전점검 같은 미개척 분야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해외사업 진출에 공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과거에는 한국 건설업체들의 해외 현장에 공사 직원 1, 2명이 파견 나가 전기안전 점검을 돕는 데 그쳤지만 이제는 해외 발전플랜트공사 준공시험을 일괄 계약해 맡는 등 사업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첫 해외사무소도 열었다.
전기안전공사는 2011년 7월 세계 최초로 정전 없이 산업시설의 전기 안전검사를 시행하는 ‘무정전 검사’를 도입하는 등 기술 경쟁력도 인정받고 있다. 박 사장이 직원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키워드는 ‘내 일 경영’. 민간기업과 달리 공사는 업무특성상 경쟁이 적다보니 일처리가 더디고, 평소 하던 일에만 매몰되기 쉽다는 게 박 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회사 업무를 내 일(My work) 같이 생각하면 그것이 결국 회사와 자신의 내일(Tomorrow)을 여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