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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KT미디어허브 사장 “국내 창작자들의 든든한 후원자 될것”

입력 | 2013-05-03 03:00:00

1000억원 규모 콘텐츠 상생펀드 활용




김주성 KT미디어허브 사장(53·사진)에게는 늘 ‘미디어 전문경영인’이란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사실 그처럼 영상콘텐츠 제작에서부터 플랫폼 사업, 글로벌 투자까지 미디어산업 전반을 아우른 인물은 흔치 않다. 1995년 삼성영상사업단을 시작으로 온미디어, CJ미디어, CJ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치며 한국 방송·영화산업의 혁신을 이끌었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이 그가 투자를 결정한 대표작들이다.

KT가 ‘탈(脫)통신’이란 화두를 내세우며 지난해 7월 그를 영입하자 미디어 업계는 깜짝 놀랐다. 네트워크 사업자로 알려진 KT가 앞으로는 미디어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강한 의지로 받아들인 것이다. 김 사장은 지난해 말 KT의 미디어사업을 총괄하는 M&C사업부를 떼어내 KT미디어허브란 이름으로 독립했다. 조직 바깥에서 성공모델을 만들어 KT의 외연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KTH, KT뮤직, 유스트림, 싸이더스FNH 등 KT그룹 콘텐츠 자회사들의 다양한 미디어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뜻에서 ‘허브(중심축)’라는 표현을 회사 이름에 넣었다.

취임 5개월째를 맞은 김 사장은 2일 열린 인터뷰에서 “인터넷(IP)TV의 대명사인 올레TV와 스카이라이프를 포함한 뉴미디어 고객 620만 명을 바탕으로 ‘IPTV 2.0 시대’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1000억 원 규모의 ‘콘텐츠 생태계 동반성장 펀드’를 운영해 국내 크리에이터(창작자)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겠다”고 했다.

KT는 최근 기간통신사업자 지위에 안주하지 않고 ‘가상재화’ 유통사업자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가상재화란 스마트기기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를 말한다. 글로벌 가상재화 시장의 규모는 2011년 31조 원에서 2016년 200조 원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통신업과 미디어사업은 조직의 문화나 논리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예측이 힘든 콘텐츠산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관습을 거부하는 창조적인 기업문화 형성이 우선”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통신사업자들이 콘텐츠 분야에서 뚜렷한 성공을 거두지 못한 것은 창작자 마인드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콘텐츠 생태계 동반성장 펀드가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펀드를 활용해 만든 창조적인 콘텐츠를 KT의 체계적인 운영 노하우로 갈무리한 다음 올레TV 등의 자체 플랫폼을 통해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하반기(7∼12월)에 선보일 모바일 IPTV인 올레TV나우의 새 버전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 사장은 조그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서 시작해 세계적 미디어그룹이 된 미국의 컴캐스트와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미디어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창조적인 인재를 키우는 일입니다. 앞으로 KT미디어허브가 인재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롤 모델을 만들겠습니다.”

정호재 기자 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