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오른쪽)이 ‘국민타자’ 이승엽의 타격훈련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류 감독은 이승엽이 스스로 부진을 극복하고 부활할 것으로 굳게 믿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부진한 이승엽…류중일 감독의 처방전은?
이승엽, 타이밍·반사신경 떨어졌지만
야구장 가장 먼저 나와 특타 ‘의욕 충만’
“많이 치면서 스스로 고쳐나갈 것” 신뢰
4일 대구구장. 아직 오후 2시도 안 된 시간에 서너 명의 선수가 그라운드로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베테랑 이승엽(37)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승엽은 간단한 스트레칭과 가벼운 러닝으로 몸을 풀더니, 배팅 케이지로 들어가 특별타격훈련(특타)을 시작했다. 이를 악물고 수없이 배트를 휘둘렀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야구장으로 출근하다가 그 모습을 목격했다. 류 감독은 이날 넥센전에 앞서 “가장 먼저 야구장에 나와 특타를 한 선수가 바로 이승엽이다. 스스로도 (부진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승엽은 최근 타격 슬럼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일까지 성적이 타율 0.209에 2홈런, 17타점이다. 타율은 낮아도 그나마 타점은 제법 되는 게 위안거리. 그러나 무안타 경기가 많다는 사실은 큰 걱정거리다. 특히 공동 3위였던 넥센과의 앞선 2경기에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하고 삼진만 4개를 당했다. 중심타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에 대해 “아직 타이밍이 잘 안 잡히는 것 같다. 반사신경도 좀 떨어진 게 아닌가 싶다”고 진단하면서 “이제 우리 나이로 38세 아닌가. 이승엽이라고 해서 평생 야구를 잘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감쌌다.
○류중일 감독의 처방전 “해결책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이승엽은 현역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국민타자’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는 스타다. 그만큼 팬들의 기대치가 높고, 부진에 따른 압박감도 그에 비례할 수밖에 없다. 이승엽 역시 타격이 마음먹은대로 안 될 때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누구보다 분주하게 움직인다. 류중일 감독은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옆에서 코칭스태프가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지만, 이승엽 정도의 타자는 스스로가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서 방법을 찾는 게 가장 좋다”며 “연습 때 잘 돼도 경기 때 잘 안 될 수 있는 게 야구다. 많이 치면서 고치면 된다”고 믿음을 보였다.
일단 이승엽의 노력은 이날 나름의 성과로 이어졌다. 그는 1회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3경기 만에 안타 생산을 재개했다. 다만 1-0으로 앞선 5회 1사 1·3루 추가득점 찬스에선 짧은 좌익수 플라이에 그치고 말았다. 희생플라이라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아쉬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