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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야 하나 된다]역대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

입력 | 2013-05-03 03:00:00

DJ정부 ‘햇볕’으로 긴장완화 됐지만 퍼주기 논란
MB정부 천안함-연평도 사건 후 최악의 남북관계




박근혜정부의 외교통일 라인 인사들이 가장 강조해온 말이 김대중·노무현 정책의 포용정책도, 이명박 정책의 대북강경책도 아닌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앞선 세 정부의 대북정책이 대화(유화) 또는 압박(강경)의 어느 한쪽에 치우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은 ‘햇볕정책’으로 대표되는 포용정책이었다. 포용정책은 ‘engagement policy’로 번역된다. 그러나 본래 이 말은 국제정치에서 웃는 얼굴의 대화뿐 아니라 성난 얼굴의 압박을 병행하는 관여정책을 뜻한다. 진보 성향의 한 북한 전문가는 “햇볕정책은 남북 화해를 위한 대화에 무게를 뒀다는 점에서 ‘embracement(포옹) policy’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김대중 정부는 정경분리 방침에 따라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협을 확대했고 차관 형태로 쌀과 비료를 북한에 대규모로 지원했다. 이에 따라 한반도 긴장완화라는 성과를 거둔 한편 안보불감증, 대북 퍼주기 논란 등으로 남남갈등을 키운 측면이 있다.

노무현 정부는 햇볕정책을 계승해 ‘평화번영정책’을 추진했다. 당시 심각해진 북핵 문제 해결과 별도로 남북관계를 개선해간다는 기조였다.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에도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지 않은 게 대표적인 예다. 이에 앞서 대규모 식량지원과 남북경협이 계속됐고 2004년 말 개성공단이 문을 열었다. 반면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 도출 과정에서 한미 간 대북정책의 균열이 보이기도 했다. 남남갈등이 되풀이되면서 접촉과 교류를 통해 북한을 점진적으로 변화시킨다는 포용정책이 북한을 실제로 변화시켰는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부작용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난 것이 이명박 정부의 ‘상생과 공영의 대북정책’이다. 북한이 비핵화하면 향후 10년간 북한 주민의 소득을 3000달러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지원한다는 ‘비핵·개방 3000’을 내세웠다. 실용주의로 시작했으나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관계가 악화하면서 대북기조도 강경해졌다. 정부 안팎에서는 “남북 간 신뢰 수준이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이후 최악의 상태”라는 말조차 나왔다. ‘원칙 있는 남북관계 정립’을 내세우면서도 불투명하게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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