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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접대 동영상’ 등장인물 목소리 김학의 前차관 음성과 95% 일치

입력 | 2013-05-04 03:00:00

경찰, 숭실대 소리공학硏에 분석 의뢰… 훼손 안된 원본 동영상도 확보한 듯




건설업자 윤모 씨(52)의 고위직 인사 별장 성접대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은 성관계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동영상 사본에 등장하는 남성의 목소리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목소리에 대한 성문(목소리 지문) 분석을 한 결과 95% 일치한다는 결과를 확보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와 사정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확보한 문제의 2분 분량 동영상과 2003년 촬영된 김 전 차관의 연설 영상에 대한 성문 분석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에 의뢰해 이 같은 결과를 통보받았다. 연구소가 분석한 동영상은 노래방 기기가 있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는 남성의 목소리가 20∼30초 녹음돼 있다. 연구소는 음악(MR) 등 잡음을 제거해 남성의 목소리만 추출한 뒤 김 전 차관의 연설 육성과 대조했다. 그 결과 목소리 탄력과 소리 압력, 치아 골격, 목 구조 등 6가지 측면에서 평균 95%의 일치율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는 반주 등 잡음이 있는 상태에서 촬영된 동영상 속 목소리의 성문 비교가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원 3명이 동영상 속 남자와 비슷한 상황에서 노래를 부르게 해 이를 녹음한 뒤 이들의 평소 목소리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명은 94.5%, 2명은 각각 94%의 일치율이 나왔다.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소장은 “통상 일치율이 90%가 넘으면 동일인으로 추정하는데 연구원 3명에 대한 표본 분석 결과 90%를 초과하는 수치가 나와 성문 비교가 가능한 상황으로 판단했다”며 “문제의 동영상 속 남자의 음성과 김 전 차관의 음성이 95%의 일치율을 보였다는 것은 동영상 속 남성과 동일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성문분석에 사용된 동영상은 컴퓨터로 재생시킨 화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복사본이다.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동영상에 대해 영상이 너무 흐리고 잡음이 많아 동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과 동일인인지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동영상 원본에 대한 분석결과가 나오기 이전에는 동영상 속 인물을 단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찰은 동영상 원본을 가진 것으로 추정됐던 박모 씨와 그의 운전사를 최근 체포했다가 3일 오전 일단 귀가시켰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동영상 원본을 확보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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