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3명이 합동결혼식 올린다둘째는 지난해 11월에 웨딩마치
지난해 인천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서 이길여 가천대 총장(가운데)이 네쌍둥이와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왼쪽부터 황슬 설 솔 밀 씨. 가천길재단 제공
주인공은 가천대 길병원 인공신장실과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황슬(24), 설, 솔, 밀 씨 자매. 이들 중 지난해 11월 선교사 남편과 결혼식을 올린 둘째 설 씨를 제외한 세 자매는 11일 오후 1시 경기 용인시청 시민예식장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린다.
이들이 태어난 것은 1989년 1월 11일. 출산을 앞두고 인천의 친정을 찾은 어머니(59)는 양수가 터져 길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고, 제왕절개를 통해 네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 당시 길병원 이사장이던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강원 삼척시 탄광에서 일하던 이들의 아버지(59)가 수술비 마련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병원비를 받지 않았다. 또 퇴원하는 이 부부에게 “네 쌍둥이가 성장해 대학에 들어가면 등록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가천대 간호학과(야간)에 편입한 뒤 학업을 병행해 지난해 2월 졸업식에서 다 같이 학사모를 썼다. 맏이인 슬 씨는 “함께 태어난 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는 것도 큰 축복인데 결혼식까지 함께 올리게 돼 더없이 기쁘다”며 “앞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 많은 분들에게 보답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