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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폭 속에 담긴 조선시대 민초의 상상력

입력 | 2013-05-06 03:00:00

호림박물관 서울 신사분관 민화전




10일부터 서울 호림박물관에서 열릴 특별전에는 박물관이 엄선한 민화 80여 점이 전시된다. 사진은 꽃병에 꽂힌 꽃을 그린 화병도 8폭 병풍. 호림박물관 제공

‘민화를 통해 옛 선조가 펼친 상상의 나래를 만끽하다.’

성보문화재단 호림박물관(관장 오윤선)이 10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분관에서 특별전 ‘상상의 나라-민화 여행’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지난 30여 년간 모은 민화 가운데 80여 점을 엄선해 공개한다. 민화는 조선 후기 서민층에서 유행했던 그림으로 집 안 장식이나 행사에 실용적으로 쓰였다. 정통 회화와 달리 관습이나 틀에 얽매이지 않는 기발한 상상력과 자유분방한 채색이 돋보였다.

박물관은 민화들을 크게 3가지 주제로 나눠 전시한다. ‘화폭에 자연이 들어오다’란 주제를 담은 제1전시실은 꽃과 나무, 영모(翎毛·새나 짐승), 어해(魚蟹·바다동물)를 소재로 한 작품들을 모았다. 그 가운데 화조도는 부부 금실이 좋아지고 자손을 많이 낳는다는 의미가 담겨 침실용으로 인기가 많았다.

제2전시실은 ‘화폭에 책과 문자를 놓다’란 주제로 꾸몄다. 책이나 문방구를 그린 책거리그림이 눈에 띈다. 백수백복(百壽百福·장수다복)과 같은 문자로 만든 민화도 함께 전시된다. 마지막 제3전시실의 ‘화폭에 옛 이야기를 담다’에서는 유교적 이상이 반영된 전경을 담은 산수화나 옛 이야기를 그림으로 옮긴 작품들에 초점을 맞췄다. 금강산이나 관동팔경을 그렸거나 삼국지연의와 구운몽을 소재로 한 민화가 눈길을 끈다.

박물관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대중적인 미감을 맛볼 수 있는 기회”라고 소개했다. 9월 14일까지. 일요일 휴관. 3000∼8000원. 02-541-3525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