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림(23) 5일 경기도 안성 마에스트로 골프장에서 열린 KG·이데일리여자오픈 최종 3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파 퍼트를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 KLPGA KG·이데일리오픈 우승 경쟁 ‘5인 5색’ 사연들
이미림, 17번홀 15m 칩샷 버디로 마침표
장하나, 1타차로 2위…주변 기대 못미쳐
신인왕 출신 안신애, 2년동안 우승 없어
안송이·박신영, 무명 설움에 첫 승 절실
5일 경기도 안성 마에스트로 골프장(파72·641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 5명이 펼치는 우승 경쟁이 뜨거웠다. 장하나(21·KT), 이미림, 안신애(23·우리투자증권), 안송이(23·KB금융그룹), 박신영(19)은 공동선두(4언더파)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모두 우승이 간절했다.
장하나는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냈다.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4년 한국여자오픈에 출전해 최연소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2007년 US여자오픈에서도 최연소 본선 진출이라는 기록을 썼다. 아마추어 무대에서만 45승을 올린 강자다. 프로무대는 달랐다. 지난해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데뷔 2년 만에 첫 승을 올렸지만 갈증을 해소하기엔 부족했다.
2009년 KLPGA 투어 신인왕 출신 안신애는 2010년 하이원리조트 채리티오픈과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전성시대를 여는 듯 했다. 그러나 빨리 시들었다. 2011년과 2012년을 우승 없이 보냈다. 설상가상 작년 9월에는 시즌 중 수술까지 받았다. 평소 장염으로만 알고 약물 치료만 해오던 게 더 큰 병으로 이어져 결국 수술까지 해야만 했다. 그로인해 한화금융클래식 등에 출전하지 못했다.
안송이는 어렵게 프로골퍼의 꿈을 이뤘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던 탓에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프로가 됐다. 2010년부터 투어에서 활동했지만 2년 동안 시드를 유지하지 못했다. 가까스로 시드전을 통과하며 정규투어에 머물렀지만 엘리트 코스를 밟고 올라온 동료들에 밀리고 치였다. 지난해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2위에 오르며 골프에 새로운 눈을 떴다. 올해 그는 4년 간 기다려온 우승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림은 국가대표 출신으로 프로 데뷔 3년 동안 2승을 올렸다. 그러나 이보미, 김하늘, 유소연의 그늘에 가려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작년엔 미 LPGA 투어 도전을 준비했다가 계획을 틀어 국내 투어 1인자를 노렸다. 그러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확실한 스타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더 많은 우승이 필요하다.
‘루키’ 박신영은 2부투어를 거쳐 올해 정규투어로 올라왔다. 아직 메인 스폰서도 없다. 무명 딱지를 떼고 이름을 알리기 위해선 우승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치열했던 승부는 이미림이 마침표를 찍었다.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3개를 잡아내며 합계 7언더파 209타를 쳐 장하나와 김효주(18·이상 6언더파 210타)를 1타 차로 따돌렸다. 17번홀(파4)에서 터진 약 15m 거리의 칩인 버디가 우승을 선물했다. 시즌 첫 승이자 통산 3번째 우승이다.
이미림은 “기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 작년 LPGA 진출을 준비하다 포기했는데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