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이천수. 스포츠동아DB
단독 플레이만 고집 이천수 완벽 차단
인천, 0-1 수원에 무릎…상승세 제동
“수준이 정말 높다는 걸 느꼈다. 볼 받는 움직임을 보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수원 삼성 정대세는 5일 안방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정규리그 10라운드를 마치고 상대 핵심 공격수 이천수(인천·사진)를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진짜 웃은 쪽은 정대세였다.
패배 원인에는 수많은 이유가 따라붙기 마련이지만 이천수의 고집스러운 단독 플레이가 팀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준 건 틀림없었다.
왼쪽 날개로 나선 이천수는 많은 볼 배급을 받았음에도 한 번도 찬스를 엮지 못했다. 인천이 시도한 10차례 슛 가운데 3회를 때렸지만 모두 수원 골문을 크게 빗나갔다. 유효 슛 성공률 0%. 이천수는 수원 수비진에 완벽히 봉쇄됐다. 전반에는 수원 오른쪽 풀백 신세계와 베테랑 수비수 곽희주에 막혔고, 반대쪽 측면으로 위치를 옮긴 후반에는 용병 보스나와 홍철에 철저히 차단됐다. 수원 서정원 감독이 “올 시즌 두 번째 출격 기회였는데도, 아주 잘했다. 이천수를 잘 막았다”며 신세계의 움직임을 따로 칭찬할 정도였다.
이천수는 전반 중반에는 수원 곽희주와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수원 진영에서 벌어진 몸싸움에서 밀리자 분을 참지 못해 주먹다짐 직전까지 이어졌다. 맥을 끊는 불필요한 판정 항의까지 해 주심으로부터 주의 조치도 받았다. 이천수는 인천의 핵심인 건 틀림없지만 도가 지나치면 치명적인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그나마 마지막에는 조금 달라진 태도를 취했다. 수원 후배들과 악수를 나누고 손을 흔들자 경기 내내 격한 야유를 쏟았던 수원 서포터스도 화답해줬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