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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우리금융 ‘부실 경영’ 지적… 차기회장 레이스 영향 미칠지 관심

입력 | 2013-05-06 03:00:00

후보 접수 6일 마감… 중순경 회장 내정
KB금융은 6~8일경 회추위 구성하기로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 접수 마감을 사흘 앞두고 감사원이 부실경영을 지적하는 감사 결과를 우리금융에 비공개로 전달했다. 이미 사의를 밝힌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차기 회장 후보로 나설 예정인 이순우 우리은행장의 행보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5일 금융당국과 우리금융에 따르면 감사원은 3일 열린 감사위원회에서 우리금융에 ‘기관주의’ 처분을 하기로 결정한 뒤 조치 내용을 시행하라고 우리금융 측에 요구했다. 주의는 위법이나 부당행위가 드러났지만 징계할 정도는 아닌 사안에 내리는 감사처분이다.

감사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의 공격적 경영 탓에 손실이 늘었고, 이를 처리하는 비용 증가로 경영상태가 악화됐다고 판단했다. 실제 우리금융의 총자산은 326조 원으로 국내 10대 금융지주회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외형이 늘어나는 동안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의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율이 1.66%로 대형은행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우리금융이 최근 5년 동안 대출을 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둔 대손충당금은 연간 2조 원씩 총 10조 원에 이르렀다.

‘공격 경영→부실 증가→부실처리 비용(대손충당금) 증가→순이익 감소→경영 악화’의 악순환 고리가 이어진 셈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보수적이어야 할 은행이 자산 불리기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 회장이나 이 행장 등 개인에게는 따로 책임을 묻지 않기로 했다. 기관의 관리방식이 문제일 뿐 경영자 개인의 판단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본 것이다.

이번 감사결과가 우리금융과 KB금융지주 차기 회장의 자격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은행은 서민과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국정철학을 공유하면서 위험 관리의 전문성을 갖춘 보수적 경영자가 회장 후보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6일 회장 후보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이덕훈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제3의 인물이 부상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5일 기준으로 회추위에 후보 등록을 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마감시간인 6일 오후 5시에 등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회추위는 9∼10일 회의에서 후보군을 추려 인터뷰한 뒤 이달 중순 내정자를 결정한다.

KB금융도 6∼8일께 임시이사회를 열어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추위를 꾸린다. 박근혜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임영록 KB금융지주 사장, 민병덕 국민은행장,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민유성 티스톤파트너스 회장 등이 예상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임종룡 전 국무총리실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등 관료 출신은 우리금융과 KB금융 회장 하마평에 함께 거론되고 있다. KB금융은 우리금융 회장 공모에 지원한 사람을 확인해 회장 후보군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며 어윤대 현 회장의 임기만료일인 7월 12일 이전에 차기 회장을 선출한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