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총회 사상최대 8만5000명 참가… 회원수 500만 돌파차기 공화당 대선주자들 너도나도 연단 올라 ‘충성 다짐’
4일 미국 텍사스 휴스턴 전미총기협회(NRA) 연례총회장. 데이비드 킨 NRA 회장이 감격에 겨워 이렇게 말하자 총회장에 모인 참석자 8만5000여 명은 떠나갈 듯 환호했다. 지난해 12월 코네티컷 총기난사 사건으로 수세에 몰렸던 NRA가 오히려 더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하는 로비 단체로 재탄생했다. 지난달 미 상원에서 총기규제 법안 입법화를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한 NRA의 총회장은 마치 축제를 방불케 했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올해 NRA 총회 참석자 8만5000여 명은 역대 최고 수준. 버락 오바마 대통령 1기 취임 이듬해인 2010년의 8만 명 기록을 갈아 치운 것으로 총기규제 정책이 강해질수록 NRA 결속력이 강해지는 것을 보여준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는 4일 전했다.
총회 참석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2016년 공화당 대선 주자로 떠오르는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보비 진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비롯해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 등이 앞다퉈 연단에 올라 “총기 소지는 헌법이 명시한 권리”라며 “어떤 총기규제 움직임에도 싸워 나가자”고 열을 올렸다. 지난해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폴 라이언 하원의원은 비디오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NRA가 당초 예상과 달리 기세를 떨치는 것은 ‘비(非)타협’ 전략이 성공을 거뒀기 때문. 총기구매자 신원조사 강화 등 강도가 약한 총기규제 방안조차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일절 양보하지 않고 ‘총기규제 절대 반대’라는 원칙을 고수해 보수 성향의 미국인으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4일 분석했다. NRA는 내년 중간선거에서 총기 소지 권리에 미온적인 의원에 대해선 낙선 운동을 벌이겠다고 이날 천명했다. 차기 공화당 대선 주자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은 평소 총기 소지 권리 옹호에 열성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열성적 총기규제 운동을 벌이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2대 ‘공적(公敵)’이 됐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