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푸어, 사전채무조정땐 LTV규제 안받는다

6월부터 원금상환 유예 등 구제

6월부터 ‘내집빈곤층(하우스푸어)’은 집값 하락에 따라 주택담보대출 총액이 현행 한도인 감정가의 60%를 넘어도 원금을 중도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

금융위원회는 ‘4·1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의 후속조치로 이런 내용을 담은 하우스푸어 지원 방안을 마련해 6월부터 시행키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금융위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이 은행에 사전채무조정(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하면 담보인정비율(LTV) 한도와 상관없이 채무조정 계획에 따라 빚을 갚아나갈 수 있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예를 들어 현재 주택담보대출자는 5억 원에 집을 사면서 LTV 한도(60%)인 3억 원을 빌린 뒤 집값이 4억 원으로 떨어졌다면 최대 대출금액이 2억4000만 원(4억 원×60%)으로 줄어든다. 이미 빌린 대출금(3억 원)과 집값 하락 후 새로 조정된 대출한도(2억4000만 원)의 차액인 6000만 원을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이 대출자가 채무조정을 신청하면 집값 하락에 따른 상환부담 없이 은행과 합의한 이행계획에 따라 원리금을 갚아나가면 된다.

주택담보대출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사람은 6월부터 주택 지분의 일부를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넘기고 원금상환 유예나 장기분할상환 같은 채무조정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분을 넘긴 집주인은 캠코에 시세보다 저렴한 임차료를 내고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할 수 있다. 캠코는 일단 1000억 원의 예산으로 시범사업을 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주택금융공사는 ‘연소득 5000만 원 이하, 대출금 2억 원 이하, 85m² 이하인 주택 1채 보유’의 요건을 갖춘 주택담보대출자의 대출채권 1조 원어치를 사들여 은행 금리 수준의 이자만 받고 원금상환 시기를 길게는 10년까지 미뤄줄 예정이다.

집을 담보로 맡기고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론(주택연금) 가입연령을 현행 ‘만 60세 이상’에서 ‘만 50세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도 6월부터 시행된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