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520d. 사진제공|BMW코리아
“기름값도 비싼데 요즘 괜찮은 차 없을까?” “수입 디젤 세단 어때? 연비 좋고 조용하고 값도 많이 내려갔던데” 요즘 주위에서 심심찮게 듣는 말이다.
수입 디젤 세단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올 1분기(1∼3월) 수입 디젤차의 시장 점유율은 61.5%로 가솔린차(35.4%)를 월등히 앞섰다. 지난해 1분기(디젤 45.5%, 가솔린 50%)보다 16%P나 높은 수치다. 올 3월 판매대수를 보면 디젤 세단의 인기를 더 실감할 수 있다. 수입차 1위(BMW 520d)∼5위를 차지한 5대의 모델 중 4대가 디젤차고 그 중 3대가 세단이다.
이처럼 수입 디젤 세단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가장 핫한 디젤 세단인 BMW 520d 혹은 폭스바겐 골프 2.0TDI 등을 타고 일주일만 다녀보면 안다. 가솔린차를 탔을 때보다 연료게이지가 얼마나 거북이처럼 가고 있는지를. 20∼30km 거리의 직장을 출퇴근 하면서 한 달에 3∼4번 주유했다면 이들 디젤 세단의 경우 2번이면 충분하다.
디젤 엔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향상된 정숙성도 디젤 세단이 인기를 끄는 원동력이다. 흔히 디젤 세단이라고 하면 SUV 차량에서 느꼈던 진동이나 엔진 소음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런 시대는 지났다. 차량 밖에서는 디젤차 특유의 소음이 들릴지언정, 실내에서는 가솔린 차량과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조용하다.
마지막으로 디젤 세단의 또 한 가지 장점은 뛰어난 힘이다. 디젤 엔진 특유의 높은 토크 덕분에 가속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파워풀한 스포츠 주행이 가능하다.
수입 디젤 세단의 가격 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인기 요인 중의 하나이다. 최근 폭스바겐에서는 1.6리터 엔진을 사용한 2500만 원대의 디젤 모델(폴로 1.6 TDI R라인)을 출시했다. 가격과 엔진을 다운사이징하면서도 연비는 18.4km에 이르고 폭스바겐 특유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은 잃지 않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트위터 @sereno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