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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스볼프리즘] NC 마산구장 ‘관중 가까이’…혁신은 시행착오 끝에 있다

입력 | 2013-05-07 07:00:00


스포츠동아는 4월 30일자 신문에 ‘마산구장의 괴상한 관중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신생구단 NC의 홈구장인 창원 마산구장 3루쪽 원정 덕아웃 바로 옆에 설치된 원형 테이블 좌석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내용이었다. 시범경기부터 이 공간은 원정팀 감독, 코칭스태프, 선수들이 자기도 모르게 곁눈질을 하던 곳이었다. 이 특별한 관중석과 원정 덕아웃은 투명 아크릴판 하나 사이로 이웃하고 있었다. 경기 내내 덕아웃 내 원정 선수단의 대화 소리가 바로 옆 관중에게 모두 들릴 정도로 서로 가까웠다. 반대로 응원하는 관중의 목소리도 원정팀 선수들에게 그대로 전달됐다.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누구나 큰 목소리로 응원할 수 있다. 목청껏 소리 지르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곳이 바로 야구장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전제는 경기에 방해가 돼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또한 다른 관중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도 있어선 안 된다.

마산구장 3루쪽 원정 덕아웃 바로 옆의 관중석은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경기를 볼 수 있는 최고의 좌석이다. 아크릴판 너머로 원정팀 선수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지켜볼 수 있는 점까지 생각하면 국내뿐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그러나 시즌 시작과 함께 원정팀 감독과 선수들 사이에서 “큰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경기 내내 바로 곁에서 관중이 빤히 들여다보고, 감독의 작전 지시와 선수들의 대화까지 노출되면서 원성이 빗발쳤다. 한 감독은 “한참 경기에 몰입하고 있을 때 갑자기 들리는 일방적인 응원에 매우 당황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SK가 먼저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NC는 투명 아크릴판에 유색 필름을 붙였다. 그래도 상대팀들은 계속해서 불편함을 호소했다. 결국 스포츠동아의 보도가 이뤄지고 나서야 NC는 한 발짝 더 움직였다. 배석현 NC 단장은 보도가 나간 4월 30일 스포츠동아에 “관중이 과도한 응원을 자제하면서 현장감을 느끼고 경기에 가장 잘 몰입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보겠다”고 알려왔다.

NC는 그라운드, 덕아웃과 가장 가까운 이 자리를 앞으로 한국프로야구만의 독특한 응원문화를 즐기기보다는 경기 자체에 집중하기를 원하는 관중을 위한 특별석으로 꾸미기로 했다. 바로 옆 원정팀의 경기 집중에 방해가 되는 응원을 펼치는 관중은 다른 좌석으로 이동시키기로 했다. 힘든 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NC의 약속처럼만 된다면 한국프로야구에서 최초로 응원이 아닌 오롯이 경기에만 몰입할 수 있는 새로운 관중석이 등장하는 것이다.

NC가 잘못된 부분을 인정하고 개선책을 찾기 위해 노력한 부분에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신생구단다운 패기와 혁신적 아이디어는 좋지만, 많은 부분에서 더욱 많이 고민하고 세심히 검증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를 당부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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