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대통령 동포간담회
박근혜 대통령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동포들과 오렌지주스를 들고 건배를 할 때도, 색동저고리를 입은 화동들에게서 꽃다발을 건네받을 때도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박 대통령의 말처럼 동포들에게서 자랑스러움과 애틋함을 동시에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창조경제가 발전해 가려면 글로벌 감각을 갖춘 창의적 인재가 많이 필요한데 저는 우리 재외동포 청년 인재들의 활약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창의력과 상상력에 글로벌 감각까지 겸비한 우리 재외동포 인재들에게 고국 발전에 기여할 기회를 더 많이 열어 드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근혜노믹스’의 핵심인 창조경제 구상을 해외동포들에게 직접 밝힌 것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이 해외에 적극 진출할 수 있도록 담보도 제공하고 판로도 마련해주는 것이 우리 정부가 할 일이다. 재외동포 경제인과 국내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모델을 만드는 데 관심을 갖고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민승기 뉴욕한인회장이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후보자의 중도 사퇴와 관련해 “고국 정치권의 미주 동포에 대한 정서에 넘지 못할 벽이 있음을 새삼 확인시켜 주는 사건이었다”고 말한 데 대해 “지금 동포 여러분께서 고국에 기여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한국에서의 활동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복수 국적의 허용 대상 확대같이 복잡한 문제 등도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챙겨나가겠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의 연설에 교민들은 15차례에 걸친 박수갈채로 화답했다. 발언이 끝났을 때는 5분 가까이 기립박수가 이어지기도 했다. 동포간담회에는 지난해 11월 뉴욕 주 하원의원에 당선된 김태석(미국명 론 김) 의원과 주주 장 ABC방송 앵커, 전경배(미국명 대니 전) 뉴욕주법원 판사, 김훈이 한식당 ‘단지’ 대표, 석지영 하버드대 로스쿨 종신교수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는 영화 ‘여인의 향기’를 통해 익숙한 탱고곡 ‘포르 우나 카베차(Por Una Cabeza)’를 연주해 큰 박수를 받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다홍색 고름으로 포인트를 준 상아색 한복을 입었다. 박 대통령은 방미 기간 문화홍보대사를 자처한 만큼 동포간담회나 기념만찬 등에서 여러 차례 한복을 입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대통령 일행이 5일 뉴욕 JFK공항에서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로 이동할 때 뉴욕 경찰이 시내 교통을 통제해 우리 측 경호원들을 놀라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욕은 교통 정체가 워낙 심해 국빈이나 외국 정상이 방문해도 교통 통제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