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표선발전 앞두고 신기술 다듬기 구슬땀
2012년 런던 올림픽 체조 뜀틀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1·한국체대)이 지난달 30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 내 체조훈련장에서 링 훈련을 하고 있다. 양학선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뜀틀 2연패와 함께 링과 마루 금메달도 노리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런던으로 비행기를 타고 갈 때는 이코노미석에 앉아 갔어요. 금메달을 따고 나서 귀국길에서는 1등석을 제공받았어요. 1등석이 그렇게 좋은지 처음 알았어요. 마음속으로 다짐했죠. ‘4년 뒤에도 1등석 타려면 꼭 금메달 따야겠구나’라고….”
금메달을 딴 뒤 양학선의 인생은 바빠졌다. 몇 개월 동안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에 응하고 각종 방송 및 행사에 출연하느라 정신없이 보냈다. 양학선은 “운동할 때보다 더 바쁘게 지냈던 것 같다”고 했다. 가족들은 여전히 전북 고창군에 있는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지만 조만간 완공되는 2층 단독주택으로 옮긴다. 대기업의 후원으로 예전보다 여유로운 생활도 가능해졌다. 하지만 양학선은 운동을 그만둘까 고민했었다.
은퇴 생각은 접었지만 부담감은 커졌다. 더 나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 주위의 시선도 예전과는 다르게 느껴진다.
“대표팀 선수 중에서는 저 혼자 기업체로부터 후원을 받아요. 아무래도 눈치가 보이죠. 후배들에게 밥도 많이 사주고 많이 베풀려고 노력해요. 하지만 금메달 따고 나서 배가 불렀다는 시선이 있긴 해요. 전 전혀 변한 것이 없는데 조금은 억울하죠.”
양학선은 11일 열리는 국가대표선발전을 준비하고 있다. 오전에 학교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오롯이 훈련에만 집중한다. 국내에 적수가 없다고 하지만 이번 선발전에서 100% 뽑힌다는 보장은 없다.
“선발전은 한 종목만 잘해서 뽑히는 것이 아니라 6개 종목(마루, 안마, 뜀틀, 링, 철봉, 평행봉) 모두 잘해야 해요. 저도 한 종목에서라도 부진하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악물고 해야죠.”
“만약 대표선발전에서 뽑혀 세계선수권에 나간다면 신기술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지금은 성공률이 떨어지지만 훈련은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요. 남들 10번 뛸 때 전 20번을 뛰면 되겠지요.”
‘뜀틀의 신’ 양학선은 2016년 올림픽에서 뜀틀 2연패는 물론 링과 마루에서도 금메달을 노린다.
“뜀틀만 잘 뛰는 줄 아시지만 링과 마루도 자신 있어요. 열심히 한다면 올림픽 메달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뜀틀의 신’도 좋지만 3년 뒤에는 ‘체조의 신’이라고 불리고 싶어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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