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재정 긴축 놓고 불협화음… IMF는 “성장으로 전환” 권고
“(유럽에서) 긴축은 끝났다.”
피에르 모스코비시 프랑스 재무장관은 5일(현지 시간) 유럽1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근 1년간 성장정책을 주장했고, 긴축은 성장을 해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수년간 고통스러운 긴축정책에도 유럽이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자 유럽연합(EU)이 재정적자 감축시한 연장 같은 전례 없는 조치에 나서는 등 긴축의 시대가 끝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는 5일 “재정을 살리기 위한 약속을 지키겠지만 EU가 더이상 세금과 긴축만을 말해서는 안 된다”며 유럽이 본격적인 경제성장 정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타 총리는 다음 달 EU 정상회의에서 청년실업에 맞서 싸우기 위해 대형 프로젝트의 시작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유로존 핵심 회원국 수뇌부가 잇따라 긴축과의 결별을 주장하고 나선 건 EU의 태도 변화와 관계가 깊다.
올리 렌 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4일 “경기 침체가 심해지는데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4.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프랑스의 재정적자를 (약속한) 2014년까지 3% 이하로 맞추게 하는 건 현명하지 못하다”며 “감축 시한을 2015년까지 2년 연장해 주겠다”고 말했다. 프랑스가 요구한 1년 연장보다 1년을 더 준 것.
렌 위원은 스페인도 2016년까지 2년 연장하고 네덜란드는 1년의 추가 기간을 주겠다고 했다. 이들 3개국은 올해 발효된 ‘신재정협약’에서 면죄부를 받은 셈이 됐다. 신재정협약은 재정적자가 GDP의 3%를 넘는 유로존 회원국은 벌금을 내도록 강제 규정을 담았다.
이에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 “EU가 재정 위기 후 처음으로 긴축을 완화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며 “경제 회복이 늦어지자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조지 오즈번 영국 재무장관은 재정 긴축을 재고하고 성장정책으로 전환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득보다 실이 많다”며 거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