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가까이서 TV를 보면 근시가 된다' 등 시력 저하는 생활습관 등 환경적 요인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근시나 난시 등 안과질환의 70~80%는 부모한테서 대물림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의상 교수팀은 2007~2011년 사이 병원을 찾아 시력검사를 받은 일란성 쌍둥이 240쌍(480명)과 이란성 쌍둥이 45쌍(90명), 일반 형제자매 469쌍(938명) 등 성인 1508명을 대상으로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요인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7일 밝혔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근시와 난시 모두 쌍둥이에게서 높은 일치도가 관찰됐다.
근시 값(구면대응치)의 경우 일란성 쌍둥이에서 일치도가 0.83이나 됐다. 이는 한 명이 근시이면 일란성의 다른 쌍둥이도 근시일 확률이 83%라는 얘기다.
이런 일치도는 이란성 쌍둥이 46%, 단순 형제자매 40% 등으로 낮아졌다.
현재까지 근시에 분명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법은 시력교정술과 같은 수술이 유일하다.
해부학적인 눈의 크기(안축장)도 일란성 쌍둥이는 87%의 일치도를 보인 반면 이란성 쌍둥이와 형제자매는 일치도가 각각 56%, 47%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눈 건강을 위한 일상생활에서의 예방법이 20~30% 정도의 환경적 요인을 차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타고난 안과질환을 극복하는데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의상 교수는 "앞으로의 연구는 근시와 유전의 연결고리를 어떻게 끊어낼 수 있느냐로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 논문은 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Investigative Ophthalmology & Visual Science) 4월호에 실렸다.
<동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