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외선 차단법
자외선(Ultraviolet Rays·UV)은 태양광선의 하나다. 햇빛은 파장 길이에 따라 자외선(10∼400nm), 가시광선(400∼760nm), 적외선(760nm∼1nm)으로 구분된다. 이 중 우리 피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광선은 자외선이다. 자외선 역시 파장 길이에 따라 자외선A(UV-A·320∼400nm), 자외선B(UV-B·280∼320nm), 자외선C(UV-C·100∼280nm)로 나뉜다.
멜라닌 산화를 일으켜 피부를 검게 만드는 주범이 바로 UV-A다. 중간 길이 파장인 UV-B는 피부에 염증을 일으켜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생기는 ‘일광화상’을 입힌다. 파장이 가장 짧은 UV-C는 대부분 오존층에 흡수돼 지상까지 오는 일이 드물다.
가장 흔한 자외선 피해는 역시 UV-A가 원인인 ‘색소 침착’이다. UV-A가 내리쬐면 우리 피부세포는 ‘멜라닌’이라는 어두운 색의 물질을 만들어낸다. 멜라닌은 몸에 해로운 자외선을 흡수해 피부 깊숙이 침투하는 걸 막는다. 즉 피부가 검게 변하는 것은 사실 자외선에 대한 우리 몸의 방어기제다. 하지만 과도한 멜라닌 분비로 피부가 심각하게 변색되거나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의 색소성 질환이 생기는 것은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일광화상 역시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다. 피서지 등지에서 UV-B에 오래 노출되면 발생한다.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가 심하면 물집이 잡히기도 한다. 그 후 피부가 벗겨지면서 색소 침착이 일어난다. 그 과정이 무척 가렵고 따가워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호소한다.
자외선은 또 피부 노화의 주범이다. 피부가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섬유 성분인 콜라겐이 감소해 탄력이 줄어들기 때문. 더 나아가 자외선은 우리 몸의 DNA를 손상시켜 종양 발생을 감시, 억제하는 면역기전을 저하시킨다. 이는 피부암 발생으로 이어진다.
자외선 피해를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자외선을 피하면 된다. 우선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인 오전 10시에서 오후 3시까지 바깥출입을 삼간다. 하루 자외선량의 50% 이상이 이 시간에 집중된다. 또 고도가 높은 지역과 백사장 등지에서는 자외선이 더욱 강해지는 점도 잊지 말자.
물론 SPF 지수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제품은 아니다. 지수가 높을수록 그만큼 피부에 자극을 주는 화학성분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피부 트러블이 심한 사람은 제품 구입 전 샘플을 미리 발라보고 결정하도록 한다. 또 PA는 색소 침착을 일으키는 UV-A 차단 수치다. 플러스(+) 표시가 2개 이상인 제품을 고르는 게 좋다. 수치에 따라 차단 지속력이 다르므로 SPF와 함께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자외선 피해 치료제로 시중에 유통되는 약제로는 비타민A 유도체인 레티노익산과 알파하이드록시산(AHA) 등이 있다. 이 약을 장기간 사용하면 손상된 피부 내 콜라겐과 탄력섬유 등이 회복되어 피부가 부드러워지고 잡티가 호전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철호 기자 ironti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