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이 널리 보급되면서 달라진 점은 예전에 비해 전제제품들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되었다는 것이다. 아날로그 기반의 전자제품은 제조사의 기술력에 따라 품질 차이가 크지만 디지털은 상대적으로 그 차이가 적다. 오디오만 하더라도 80~90년대에 쓰던 아날로그 제품들은 케이블의 질이라던가 내부 부품의 배치 등에 따라 음질에 큰 차이가 났다. 하지만 디지털 신호는 주변환경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나오는 오디오는 여러 기능을 하나로 집적한 칩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서 브랜드가 달라도 음질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여느 오디오 제품을 골라도 평균 이상의 음질이 보장되는 상황이라면 소비자들의 선택기준은 디자인과 편의성, 그리고 이 모두를 아우르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인해 판매량이 부쩍 늘고 있는 모바일 스피커 시장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의 경연장이다.
이번에 소개할 소니의 SRS-BTV5는 누가 봐도 호감을 가질만한 작은 크기와 귀여운 디자인을 갖췄다. 여기에 살짝 터치하기만 해도 스마트폰과 무선 접속이 가능한 편의성, 그리고 360도 전 방향에서 원활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범용성까지 더한 모바일 스피커다. 리뷰 제품은 블랙 컬러지만 이 외에도 화이트, 블루, 핑크 등 총 4가지 컬러의 제품이 나와있다.
소니 SRS-BTV5의 크기와 모양은 당구공과 비슷하다. 너무 작아서 소리가 제대로 날지 조금 의심스럽기도 한데, 제품 전면에 AV(Audio / Visual)시장의 강자인 ‘SONY’ 로고가 있으니 기대가 된다. 여느 제품과 달리 스피커 유닛이 하늘을 향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는데, 덕분에 전면 외에도 사방에서 동일한 감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스피커 유닛이 1채널뿐이기 때문에 입체감 있는 스테레오 음향은 기대할 수 없다.
후면 하단의 커버를 열면 음향기기를 케이블로 직접 연결할 때 쓰는 3.5mm 음성입력 포트가 나타난다. 블루투스 기능이 없는 음향기기를 연결할 때 요긴하겠지만 모바일 스피커라는 제품의 특성을 고려해보면 그다지 쓸 일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동그란 수화기로 전화 통화 하는 이색적인 경험
음성입력 포트 옆에는 마이크로USB 포트가 달려있다. USB 규격이긴 하지만 데이터를 전달하는 기능은 없고 전원 충전용으로만 쓰인다. 어차피 SRS-BTV5는 자체적으로 음악 파일을 저장해 재생하는 기능이 없다.
양 측면에는 볼륨 조절버튼과 핸즈프리용 통화버튼이 각각 달려있다. 볼륨버튼이야 특별할 것이 없지만 핸즈프리 통화기능까지 지원하는 점은 의외다. 동그란 물체를 잡고 통화를 하는 것도 참으로 이색적인 경험이다.
바닥 부분을 살펴보면 고무 재질의 동그란 마감재가 붙어있고 가운데에는 기능 스위치가 달려있다. 기능 스위치는 전원을 켜고 끄는 역할 외에 블루투스 기기와의 페어링(상호 인식) 기능도 수행하며 SRS-BTV5 최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NFC(근거리 상호 인식 기술) 기능도 여기서 제어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툭’ 건드리면 간단히 무선 연결 완료?
제품의 전반적인 개요를 살펴봤으니 다음은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 볼 차례다. SRS-BTV5의 전원을 켠 후 하단 스위치를 오른쪽으로 밀어 페어링 모드를 활성화시켰다. 그 후 팬택의 스마트폰인 베가R3의 블루투스 모드로 들어가보니 SRS-BTV5가 검색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목록에서 SRS-BTV5를 선택하니 페어링이 완료되어 스마트폰의 음향을 SRS-BTV5에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만약 위와 같은 과정도 복잡하다고 생각된다면 SRS-BTV5의 NFC 기능을 써보자. 이를 이용하면 스마트폰과 SRS-BTV5를 살짝 접촉시켜 주는 것으로 페어링이 가능하다. 2013년 현재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안드로이드폰이 NFC 기능을 지원한다. 다만, 애플 아이폰 시리즈는 NFC 기능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이 경우엔 일반적인 블루투스 페어링 과정을 거치도록 하자.
소니에서는 자사 AV기기의 NFC 연결을 쉽게 할 수 있는 ‘NFC 간편 연결’ 이라는 앱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 배포하고 있다. 이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해 실행시킨 뒤, 바닥 부분 스위치를 가운데 위치에 놓은 SRS-BTV5와 스마트폰을 살짝 접촉시키자. 이렇게 하면 별다른 작업을 하지 않아도 SRS-BTV5와 스마트폰 사이의 NFC모드가 활성화되며 자동으로 페어링이 된다.
심지어 SRS-BTV5의 전원이 커진 상태라도 스마트폰과 접촉만 하면 자동으로 전원이 켜지며 자동 페어링을 시작하니 편리하다. 이렇게 한 번 페어링을 해 놓으면 다음부터는 별다른 과정 없이 서로 접근만 하면 알아서 연결된다. 스피커와 스마트폰 사이 10미터 정도의 거리까지는 끊김 없이 원활한 음악 감상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써보니 가정용으로 ‘딱’
이렇게 블루투스 연결된 SRS-BTV5를 이용해 국내 가요, 팝, 클래식 등 여러 가지 음악을 들어봤다. 실제로 들어본 SRS-BTV5의 소리는 좋게 말하면 무난하고 나쁘게 말하면 다소 심심하다. 대형 스피커처럼 묵직한 저음이 ‘둥둥’ 울리는 것도 아니고 고급형 이어폰처럼 날카로운 고음이 귀를 파고드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치우침 없이 고른 중음 위주의 음색을 편안하게 들려준다는 점에서 누구나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작은 스피커에서 이 정도의 음질이라면 합격점을 줄만 하다.
약간 아쉬운 점이라면 역시 스테레오 스피커가 아니다 보니 입체감 있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점, 그리고 소형 스피커의 한계 탓인지 음량 자체는 그다지 큰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최대 출력 1.2W). 시끄러운 야외에서 쓰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니, 가정 내 원하는 방에서 음악을 듣고자 할 때 가지고 다니면 좋을 것 같다. 무선 핸즈프리 통화 기능도 있고, 특정 방향이 아닌 주변 사방에서 동일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특징도 있으니 가정용으로 ‘딱’ 이다. 여기에 앙증맞은 디자인까지 제공하니 인테리어 향상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트랜디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당신에게만
소니의 SRS-BTV5는 요즘 나오는 모바일용 AV기기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제품이다. 음질은 평범한 편이지만 편의성과 디자인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만하다. 모바일기기를 자주 사용하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이질감 없이 녹아들 만한 콘셉트를 적절하게 구현한 ‘스마트’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제품 가격은 2013년 5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9만원 근처다. 사실 순수한 AV기기로서의 성능만으로 고려해본다면 그다지 싸다고는 볼 수 없다. 다만, 위에서 언급했듯 SRS-BTV5는 최근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요소를 다수 가지고 있으며, 요즘 나오는 모바일 액세서리의 트랜드에도 충실하다.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긴 어렵겠지만, 개성 표출 및 감성적인 만족을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예상 외의 만족을 얻을 수도 있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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