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삼, 신세계百 상대로 2억 소송 “16개 제품 판금요구 결국 행사 취소”백화점측 “OEM제품 철수 요청했을 뿐”
대기업인 신세계백화점이 부산지역 중소 제조업체와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물의를 빚고 있다. 부산 해운대에 본사를 둔 홍삼제품 생산업체인 ㈜진삼은 “신세계백화점을 상대로 부산지법 동부지원에 2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고 7일 밝혔다. 소송 내용은 신세계백화점이 판촉행사 계약 중 핵심사항을 바꿔 행사 자체를 아예 열지 못해 물적 피해는 물론이고 기업이미지가 훼손됐다는 것.
소장에 따르면 진삼은 3월 20일 신세계백화점의 제안으로 이달 3∼9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 10∼16일 본점에서 판촉행사를 열 계획이었다. 통상 식품업체는 판촉행사를 거쳐 일정 금액 이상의 실적이 발생하면 절차에 따라 백화점에 입점한다.
진삼은 이를 위해 홍삼추출액 등 30종의 제품시험의뢰용 샘플을 신세계 상품과학연구소에 보냈다. 이후 제품 표시사항 검토 결과를 주고받으면서 별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신세계 측은 행사를 3일 앞둔 지난달 30일 진삼 측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외주 제작제품을 행사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양측이 판촉행사에 판매하기로 이미 합의한 뒤 바코드까지 부여된 주력상품인 ‘진삼가 홍삼정’ 등 제품 16종에 대해 행사 판매물품에서 제외해 달라고 통보한 것. 진삼은 “판매품목은 계약상 핵심사항으로 이를 변경하는 것은 일방적인 판매 금지와 다를 바 없다”며 반발했지만 결국 행사를 취소했다.
손정헌 진삼 대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건강기능식품 허가를 받은 주력 제품을 OEM 방식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판매를 못 하도록 해 물적 피해는 물론이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미지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OEM 제품에 대해 보완할 게 있다고 연락했다”며 “계약서에는 품목에 대한 내용은 없고, 일방적인 판매 금지가 아니라 품목을 조율하자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