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4월 한 달간 국내 시장에서 총 1만3320대의 수입차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3월(1만2063대)보다 10.4%, 작년 같은 달에 비해서는 24.9% 늘어난 것이다. 수입차의 월간 판매대수가 1만3000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팔린 신차 가운데 수입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11.9%에 이른다.
수입차 업체별 판매량을 보면 1위 BMW코리아가 주춤하는 사이 2∼4위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한국 시장에서 총 3159대(미니 포함)를 팔아 1위를 지켰지만 전달(3358대)에 비해 판매가 부진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달보다 9.5% 많은 2324대를 판매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폭스바겐코리아과 아우디코리아는 각각 전달보다 30% 이상 늘어난 2206대, 1723대를 팔았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도 엔화 약세를 등에 업고 국내 시장에서 약진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 한국닛산, 혼다코리아의 지난달 판매량은 3월보다 각각 15.9%, 18.4%, 23.9% 증가했다. 도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의 판매량은 3월 대비 45.1%나 증가했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내수시장에서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5개 업체는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총 11만8217대를 판매했다. 이는 3월 대비 0.5%,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0.9% 늘어난 것이다. 수입 브랜드들이 내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자 현대차는 국내 소비자에게 ‘몸을 낮추는’ 등 마케팅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지난달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실시하는 ‘2030 회사원 릴레이 시승회’가 대표적이다. 행사 참가자는 간단한 시승 동의서와 설문지만 작성하면 일주일간 현대차의 ‘i30’ ‘벨로스터’ ‘i40’ 중 하나를 마음껏 탈 수 있다. 이처럼 파격적인 시승행사를 여는 것은 국내차와 수입차를 두고 저울질하는 젊은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1분기 20, 30대 수입차 구매고객은 8683명으로 전체 수입차 개인 구매고객(2만153명)의 43%나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40대 이상 소비자층에서는 현대차 점유율이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젊은층에선 소비자 이탈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젊은층 소비자를 잡기 위해 릴레이 시승 외에도 최근 젊은 고객들에게 판촉용으로 배포하기 위해 대형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판촉용 음반을 공동 제작했다. 또 3월 서울모터쇼 행사장에서는 패션쇼와 공연을 곁들인 대규모 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다.
강홍구·이진석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