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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못 보는 꼬마 팬 위해 홈런 친 하워드

입력 | 2013-05-08 07:00:00


일곱 살 시각장애 어린이 팬 홈런 부탁에
마이애미전 감동 솔로포 작렬…ML 화제

“오늘 저를 위해 홈런을 쳐주세요.”

4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홈경기를 앞둔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강타자 라이언 하워드(34·사진)는 한 시각장애 어린이 팬에게서 특별한 부탁을 받았다. ‘레버 선천성 흑내장(LCA)’이라는 유전성 질환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일곱 살 에이제이(A. J.)라는 팬이 홈런을 쳐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에이제이는 필라델피아 구단의 스승의 날 기념행사에 맞춰 자신의 점자 선생님과 함께 시티즌스 뱅크 파크를 찾았고, 하워드를 만나 LCA 환자들의 어려움을 알리는 손목밴드를 선물했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홈런을 쳐달라고 부탁했다. 하워드는 에이제이를 바라보며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하워드는 선두타자로 나선 2회 첫 타석에서 말린스 선발 리키 놀라스코의 공을 통타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시즌 5호)을 만들었다. 에이제이는 하워드의 호쾌한 스윙도, 쭉쭉 날아가 펜스를 넘어가는 타구도 볼 수 없었지만 경쾌한 소리와 ‘홈런’이라는 장내방송을 듣자 뛸 듯이 기뻐했다. “이럴 수가. 분명 저를 위해 홈런을 쳐주신 거예요!”

에이제이와 하워드의 만남을 지켜본 현지 중계진도 하워드의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는 순간 에이제이의 이름을 외치며 환호했다. 하워드는 이날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를 터뜨리며 필라델피아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 같은 사실은 뒤늦게 알려져 훈훈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에이제이에게도, 하워드에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최고의 날이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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