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이오 실종지 인근주택에 갇혀 지내… 비명소리 듣고 이웃집 주민이 구조 경찰, 50대 3형제 체포… 美국민 경악
주택가 한가운데서… 실종된 3명의 여성이 10년 안팎 감금돼 있었던 주택(원 안). 대로변인 데다 이웃집과는 울타리도 없어 범인이 어떻게 피해 여성들을 장기간 감금할 수 있었는지가 미스터리다. 사진 출처 데일리메일
이날 오후 실종 여성 중 한 명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이웃 주민 찰스 램지 씨였다. 그는 “길을 걸어가는데 한 여성이 비명을 지르며 문을 발로 쾅쾅 걷어차고 있었다”고 말했다. 램지 씨가 다가가자 이 여성은 겨우 손이 빠져나올 만큼 열린 문틈으로 자신이 납치 감금돼 있으니 도와달라고 소리쳤다. 램지 씨의 도움으로 문을 열고 빠져나온 이 여인은 곧장 옆집으로 달려가 911에 신고했다. 이 여성은 17세 생일을 하루 앞둔 2003년 4월 21일 패스트푸드점 버거킹에서 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던 어맨다 베리 씨(27)였다. 베리 씨의 모친은 딸이 사라진 충격으로 2006년 47세에 세상을 떴다.
경찰은 세 여성을 납치 감금한 혐의로 납치 피해자가 갇혀 있던 집의 주인인 히스패닉계의 아리엘 카스트로 씨(52) 3형제를 체포했다. 카스트로 씨의 형(54)과 동생(50)은 이웃에 살고 있었다. 카스트로 씨의 이웃들은 그가 선량한 학교 버스 운전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체포될 당시에는 학교 버스 운전사 일은 그만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들을 조사하고 있지만 조사내용을 밝히지 않고 있다. 실종 여성들이 감금돼 어떻게 10년 동안이나 철저히 외부와 격리돼 있을 수 있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적잖은 의문이 남는다.
이들이 갇혀 있었던 저택은 대로변에 있었으며 옆집과도 바로 붙어 있고 높은 울타리도 없었다. 아직 주택 내부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감금된 여성들이 10년 동안 외부에 도움을 청할 기회가 없었는지는 풀리지 않는 의문이다. 베리 씨는 경찰에 전화하면서 “내가 10년 동안 뉴스에 계속 나왔던 사람”이라고 밝혀 감금돼 있는 동안 자신의 실종을 언론이 크게 다뤄 왔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