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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 만난 대가는 얼마? 캐머런, 수십억 파운드 날릴판

입력 | 2013-05-08 03:00:00

中, 英총리 사과 요구하며 訪中 거절… 고속철 건설 등 對英투자 무산 위기




‘영국 총리가 티베트 지도자를 만난 대가는 얼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해 5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난 대가가 천문학적 경제적 피해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영국 언론이 전했다.

캐머런 총리와 달라이 라마의 회동에 뿔이 난 중국 정부가 캐머런 총리의 중국 방문을 거절하고 총리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고 있으나 영국 정부는 사과를 거절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텔레그래프가 6일 보도했다.

이처럼 외교 관계가 냉각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인 80억 파운드(약 13조6466억 원)나 됐던 중국의 대(對)영국 사회기반시설 투자 계획 가운데 수십억 파운드가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영국 투자는 2011년 대비 5배로 증가하면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약속된 투자가 진행되려면 양국 간의 관계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특히 고속철 건설 프로젝트인 ‘HS2’에 대한 중국 기업들의 참여를 비롯해 원자력발전소 및 공항 건설에 대한 중국 국부펀드의 투자 등 대규모 투자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캐머런 정부는 침체에 빠진 영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건설에 승부를 걸고 있고 중국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다.

두 나라는 2011년 중-영 인프라 합작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2016∼2026년 327억 파운드를 투입해 완공할 영국의 고속철 사업에 중국의 철도 건설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기로 하는 등 경제 협력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중국은 지난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 앞서 중국을 방문하려던 캐머런 총리의 방중을 거절했다. 또 올해 영국을 방문하려던 리커창(李克强) 총리의 계획도 연기됐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영국이 중국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캐머런 총리는 중국과의 관계가 경색됐지만 중국에 사과를 하지는 않는다는 강경 입장이라고 7일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캐머런 총리가 영국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에 대한 유감 표명 주장에도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