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돈으로 멋-만족” 손톱미용 인기손질 한번에 10만원 넘는 ‘젤 네일’ 셀프관리세트 홈쇼핑서 대박 행진
GS샵 제공
불황기 ‘립스틱 효과’(가격 부담이 덜하면서도 심리적인 만족감을 주는 상품이 잘 팔리는 것)가 최근 ‘네일 효과’로 변하고 있다. 립스틱에는 따로 돈을 쓰지 않아도 손톱은 반드시 관리하는 여성들이 크게 늘어서다. 사회에 갓 진출한 20대 여성들의 허영심과 위축감을 처음 해본 네일 아트 경험을 중심으로 풀어낸 소설가 김애란의 ‘큐티클’(2008년)은 벌써 지난 이야기가 됐다.
2000년대 후반까지도 규칙적으로 손톱 관리를 받는 여성은 일부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메이크업을 하는 것처럼 일상적으로 손톱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자 다양한 네일 제품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젤 네일(사진)’이 싸지 않은 가격에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젤 네일은 젤 성분을 손톱에 바른 뒤 발광다이오드(LED) 램프 등으로 굳히기 때문에 3, 4주 이상 유지되지만 한 번 손질하는 데 10만 원 넘게 비용이 든다. 일반 매니큐어는 대체로 일주일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
간단하게 뗐다 붙일 수 있는 네일 스티커도 인기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네일 스티커를 중점적으로 판매하는 네일 전문브랜드 ‘미카’를 론칭해 운영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화장품 소비가 활발한 한국 여성들의 관심이 이제 네일 쪽으로 옮겨갔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며 “브랜드 차별화를 위해 손재주가 없어도 연출하기 쉬운 스티커 네일 쪽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톱 관련 시장이 커지자 대형 화장품업체 역시 네일 전문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LG생활건강은 이달 15일경 네일 전문 브랜드 ‘코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LG생활건강 측은 “더페이스샵의 지난해 매니큐어 판매량은 750만 개로 전년 대비 20% 성장했다”며 “실제 성장세도 크고 잠재력이 많은 시장이라고 판단해 전문 브랜드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움’이 지난해 6월 론칭한 네일 브랜드 ‘모디’는 출시 6개월 만에 360만 개를 팔았다.
화장품 업계는 현재 국내 네일 제품 시장 규모가 연간 약 2500억 원, 서비스 분야까지 포함하면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