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맛 줄인 간장-고추장-쌈장 인기
돈을 더 내더라도 건강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유통업체가 관련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7일 롯데마트 간장 코너에서 한 고객이 ‘저염 간장’을 고르고 있다. 롯데마트 제공
식품 시장에서 특정 상품군의 전체 매출은 줄거나 정체인 가운데 건강을 강조한 제품의 매출만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건강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가치 소비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경향은 조미료 시장에서 가장 뚜렷하다. 조미료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공 조미료 시장 규모는 2011년 1866억 원대에서 지난해 1670억 원대로 줄었다. 반면 화학 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천연 조미료 시장은 같은 기간 3억 원에서 50억 원대로 성장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가공 조미료 매출은 2011년보다 7억여 원 줄었지만 천연 조미료는 매출이 5억여 원 늘었다”고 밝혔다.
설탕 시장에도 참살이(웰빙)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시장 규모가 업계 추산 320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 설탕의 매출은 유독 크게 뛰고 있다. 롯데마트의 설탕 매출은 2011년 110억 원대에서 지난해 100억 원대로 감소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의 ‘백설 자일로스 설탕’은 1억5000만 원대에서 4억 원대로 매출이 두 배 이상으로 뛰었다. 설탕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웰빙 감미료인 올리고당 제품군의 1∼4월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열대과일인 코코넛 껍질에서 추출되는 자일로스 성분은 설탕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되는 것을 억제해 설탕 흡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짠맛을 줄인 된장과 쌈장도 나왔다. 신송식품은 자사 기존 된장 대비 염도를 25% 이상 줄여 구수함은 살리면서 짠맛은 줄인 된장과 쌈장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짠맛이 덜한 치즈, 소금을 줄인 햄, 소금을 줄인 포기김치 등 다양한 저염 식품도 나왔다.
여준상 동국대 교수(경영학)는 “건강을 생각하는 ‘웰빙’과 심신을 치유하려는 ‘힐링’이 트렌드로 생겨나면서 관련 매출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