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가구 들여놓으니 침실이 아늑해져요
기자(왼쪽)에게 심플한 디자인의 침대를 보여주며 침실 인테리어를 설명 중인 ‘카레 클린트’ 대표 정재엽(오른쪽) 탁의성 씨. 이들은 “심심해 보이는 원목가구가 물리지 않는다”며 “너무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침구나 커튼에 포인트를 주라”고 조언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비싼 돈 주고 찍은 결혼식 액자도 걸고, 연애시절 찍었던 사진도 액자로 만들어 여기저기 올렸습니다. 그 결과는… 아늑한 침실은 웬걸, 정신이 산만해지는 침실만 남았습니다.
이들은 “가구란 한번 선택하면 쉽게 바꿀 수 없는 만큼 원목가구 가운데서도 최대한 담백한 디자인을 선택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정 대표는 원목을 ‘하얀 도화지’에 비유하더군요. “예전 가구를 생각해보면 정말 화려했죠. 옷장 위에 꽃이 그려져 있기도 했고, 반짝반짝 광택이 나는 합판이 대세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원목은 약간 밋밋한 느낌이 있긴 하지만 오래 봐도 질리지 않아요.”
실제로 이곳의 대표상품 DL-BED 001 제품은 하얀 자작나무 본연의 나뭇결을 고스란히 살렸고, 침대높이도 확 낮췄습니다. 얼핏 보면 심심해 보이지만 자연스러운 원목의 느낌을 살린 심플함이 인기의 비결이었습니다.
재질을 선택한 뒤에는 가구의 크기를 ‘제대로’ 정해야 합니다. 방 크기에 맞는 가구가 공간을 살리는 것이지요. 신혼부부가 주로 선택하는 중소형 아파트는 안방이 그리 크지 않은데 매트리스가 높은 침대를 선택해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려고 했다가는 자칫 공간이 너무 좁게 느껴질 수 있다는 귀띔이에요.
침실을 ‘비우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합니다. 침대, 협탁, 수납장, 화장대를 모두 들일 수 있는 넓은 침실이라면 좋겠지만 그런 여건이 안 된다면 과감하게 화장대를 생략하는 대신 수납장에 거울을 올려 ‘수납장 겸 화장대’를 만든다든지, 이동식 ‘간이 화장대’를 사용해보라는 얘기예요.
그렇다고 침대 밑에 서랍장을 두는 건 좋지 않은 선택이라고 합니다.
방안이 너무 심심하게 느껴진다면 침구나 커튼, 의자로 포인트를 줄 수 있습니다. 탁 대표는 “심플한 원목 가구로 침실을 꾸몄다면 주변을 좀 과감하게 꾸며 봐도 좋다. 튀는 색깔이 들어간다고 해도 원목에는 웬만하면 다 어울린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밀라노 가구박람회 등을 직접 다녀오기도 한 두 대표가 추천한 색상은 녹색을 띤 블루 컬러 ‘시안 색.’
많은 것을 비우고, 필요한 가구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채워 편안해진 침실에서 달콤한 잠에 빠지기, 시도해볼 만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