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패션 외교가 화제다. ① 5일 미국으로 출발할 때는 연두색 재킷과 갈색 바지로 ‘일하는’ 이미지를 부각했다. ② 5일(이하 현지 시간) 뉴욕 동포간담회에선 다홍색 고름이 달린 미색 한복으로 단아함을 연출했다. ③ 6일 워싱턴 앤드루공군기지에 도착할 땐 화사한 연두색 코트를 입었다. ④ 6일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을 땐 검은색 정장을 입어 엄숙함을 강조했다. ⑤ 7일 워싱턴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에선 화사한 꽃무늬가 수놓인 한복으로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성남·워싱턴=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訪美) 패션이 연일 화제다. 박 대통령은 행사의 성격에 걸맞은 색과 액세서리를 통해 자신의 정치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패션전문가들은 평가한다.
○ 방미 패션 최고의 키워드는 ‘한복’
박 대통령이 7일 워싱턴 스미소니언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60주년 행사에서 입은 한복은 저고리에는 화사한 꽃무늬가 수놓였고 치마는 고려청자를 연상시키는 은은한 비취색이다.
박 대통령이 미국에서 선보인 여러 벌의 한복은 취임식 때 입었던 붉은색 한복을 만든 김영석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식 한복에 만족해 이번에도 김 디자이너에게 서너 벌의 한복 제작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첫 해외순방을 한국 전통문화를 소개할 좋은 기회로 보고 한복과 그에 맞는 장신구까지 직접 골랐다고 한다.
○ 푸른색, 연두색 선호, 붉은색은 피해
박 대통령은 방미 기간에 주로 연두색 녹색 푸른색의 옷을 입었다. 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미국 방문길에 오를 때는 연두색 재킷과 갈색 바지를 입어 ‘일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를 부각했다.
6일 워싱턴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았을 때는 검은색 바지 정장을 입고 일체의 액세서리를 착용하지 않아 엄숙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그러나 붉은색 계열의 옷은 입지 않았다.
간호섭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는 “박 대통령이 자신의 패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전략으로 활용했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도발’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붉은색은 피하고 한반도 위기에 대한 세계인의 우려를 불식시키듯 눈에 편안한 컬러를 선택했다”며 “박 대통령의 방미 패션은 한마디로 ‘컬러 정치’라고 부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남희·김현수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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