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3회 ‘1-11’ 7회 ‘6-12’ 9회 ‘13-12’… SK, 뒤집기 새역사

입력 | 2013-05-09 03:00:00

김성현, 만루상황서 끝내기타
두산에 10점차 역전… 역대 최다
넥센은 LG 3-1 꺾고 천적 입증




SK 김성현

두산 방망이는 8일 경기 시작과 함께 SK 마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1회 초 선두 타자 민병헌의 2루타를 시작으로 8번 타자 양의지의 볼넷까지 8타자가 모두 안타(홈런 포함)나 볼넷으로 출루했다. 9번 타자 손시헌이 3루수 최정의 실책으로 1루를 밟으면서 연속 타자 출루 기록은 깨졌지만 1회에만 13명의 타자가 타석에 들어서 9점을 뽑았다. 통산 11번째 한 이닝 선발 타자 전원 득점이었다.

1회 말 최정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해 한 점을 내주긴 했지만 3회 초 다시 2점을 더 달아나 11-1로 10점 차까지 스코어를 벌렸다. 프로야구에 기권이라는 제도가 있었다면 일찌감치 수건을 던질 만했다.

하지만 야구는 타임아웃이 없는 종목이다. SK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기적 같은 10점차 역전승을 이뤄 낸 것이다. 9회 말 1사 만루에서 김성현의 끝내기 안타로 13-12의 승리를 거두는 순간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 새로운 드라마가 탄생했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10점 차로 뒤진 경기를 뒤집은 것은 SK가 처음이다. 종전 기록은 9점차 역전승이다. 2003년 5월 27일 현대가 KIA를 상대로 9점 차 승부를 뒤집은 적이 있고, 2009년 9월 한화가 히어로즈를 상대로 9점 차 역전승을 기록했다.

차츰차츰 점수 차를 좁혀 가던 SK는 8회 말 대거 5득점하며 11-12로 턱밑까지 추격했다. 운명의 9회 말. 선두 타자 한동민이 오현택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쏘아 올리면서 마침내 동점이 됐다. 곧이어 박재상과 정상호가 각각 볼넷과 안타로 출루했고 1사 후 더블 스틸에도 성공해 2, 3루가 됐다. 두산 벤치는 만루 작전을 썼으나 김성현이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끝내기 안타를 날리면서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만수 감독은 경기 후 “선수들과 팬들이 혼연일체가 된 영원히 잊지 못할 경기였다. 오늘 같은 경기가 나올 것이라고 항상 믿고 있었다. Never 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마)”이라고 말했다.

LG와 넥센의 라이벌전인 일명 ‘엘넥라시코’에서는 넥센이 1회 서동욱의 결승 2타점 3루타 등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지난달 24일 포수 최경철과의 맞트레이드로 넥센으로 옮긴 서동욱은 이적 후 첫 1군 경기에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다. 넥센은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LG의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넥센은 이날 롯데에 1-5로 패한 KIA를 1.5경기 차로 따돌리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마산 경기에서는 한화가 전날에 이어 9회에 NC에 대역전승을 거두며 NC전 5전 전승 행진을 이어 갔다. 한화는 8회 말까지 3-4로 뒤졌으나 9회 초 공격에서 오선진의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로 승부를 뒤집은 데 이어 정현석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나 6-4로 승리했다. NC의 슈퍼 루키 나성범은 1회와 6회 등 2차례 홈런을 날렸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