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서 中역할 높이 평가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7일(현지 시간) 워싱턴 정상회담에서는 제3국인 중국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했다. 두 정상이 북한 문제의 해법과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등 다자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과 그 중요성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여러 가지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밝혔다. 한미 양국이 중국의 달라진 대북 기조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평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앞으로 북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중국을 어떻게 설득할지, 북-중 사이에 어떤 지렛대를 집어넣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등에 대한 구상도 회담에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나오는 데에는 중국의 영향도 많기 때문에 중국도 이에 동참해서 갈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중국이 북한의 미사일이나 핵실험에 대응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에 동참했고 이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음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박 대통령은 “이런 중국과 러시아의 건설적인 노력은 국제사회가 북한 핵 불용이라는 단합된 메시지를 보내는 데 굉장히 긴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행(Bank of China)은 7일 북한 조선무역은행에 대해 모든 금융거래를 중단하고 계좌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미국 재무부가 3월 제재 리스트에 올린 조선무역은행은 북한의 유일한 공식 해외송금 및 대금지급 창구이다. 중국의 주요 은행이 이 은행의 제재에 동참했다는 것은 중국의 대북정책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앞으로 중국은행뿐 아니라 중국 내 다른 은행들도 제재에 동참하게 되면 북한은 달러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